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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6. 김경천 ㈜대들보 한옥연구소장
[명인] 6. 김경천 ㈜대들보 한옥연구소장
  • 박용기 기자
  • 승인 2019년 12월 01일 22시 17분
  • 지면게재일 2019년 12월 02일 월요일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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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은 우리나라의 전통문화 후손들에게 물려줄 책임 있어
(주)대들보 연구소장 김경천씨가 설계도를 그리고 있다.
‘한옥을 짓는 사람들’ 김경천(51) (주)대들보 한옥연구소장은 김천시 봉산면에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인 한옥 보존·계승에 앞장서고 있는 숨은 명인이다.

1968년 김천 직지사 아랫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부산에서 생활하던 그는 1989년 고향 김천 청암사에 왔다가 한옥 건축을 알게 됐다.

이후 대한민국의 이름난 한옥 명장이란 명장은 다 찾아다니며 미친 듯이 일을 배웠고 1993년 드디어 직접 나무에 먹을 놓고 다듬는 도편수가 됐다.

“기존 콘크리트 집은 20∼30년 지나면 빛이 바래고 유행이 지나 리모델링을 하거나 허물어야 하지만 한옥은 20∼30년부터 그 빛을 발한다”는 그는 “이것이 바로 한옥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원가 절감 및 규격화를 통한 한옥 보급 확대를 위해 설립한 제재소
△한옥의 품격과 품위.

그는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면 아파트보다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한옥에는 현대식 건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품위와 품격이 있다”며“절이나 교회에 가면 나도 모르게 조용하고 왠지 숙연해지지 않나? 이런 것이 바로 건축물에서 나오는 힘”이라고 했다.

“한옥은 우리나라 전통문화로 누군가가 이 나라에서 태어나 살아간다면 또 누군가는 이 나라의 주거문화를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그는 “이것이 내가 한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라며“전통이 없어지면 미래도 없다”고 강조했다.

32년간 전국을 돌며 400여 채의 한옥을 지어온 그는 2011년 원가 절감 및 규격화를 통한 한옥 보급 확대를 위해 김천에 제재소를 설립하며 한옥 건축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추위와 불편 없는 현대식 한옥.

최근 웰빙문화와 함께 한옥 건축이 늘었지만, 난방과 단열 문제는 여전히 한옥의 취약점이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금오공대와 벽체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해 단열 효과가 우수한 한옥 벽체 제조방법과 바람에 강한 한옥 창호의 방풍 구조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다.

또한 최근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목재 개발을 위한 전통 건축재의 내화 코팅 자동화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내화 코팅방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화장실과 주방 역시 현대 생활에 맞게 안에다 배치해 불편이 없도록 했다.

아궁이도 옛날 한옥은 방바닥만 따뜻하게 했지만 요즘 보일러(벽난로)는 순환식으로 온수도 쓰고 집 전체 난방을 할 수 있다. 그는 “한옥이 춥고 불편하다는 것은 이제 옛이야기”라고 했다.

(주)대들보 연구소장 김경천씨
△한옥 건축의 변화와 현 제도의 문제점.

일을 처음 시작할 당시 그는 한옥 수요가 문화재, 사찰 등에 쏠려있어 산속에 혼자 살아야 했다.

당연히 먹고 자는 것은 모두 절에서 해결했다. 이로 인해 결혼 후에는 주말부부를 넘어 한 달 부부로 살아야 할 때도 잦았다.

한옥 수요가 늘어난 최근에는 현행 건축법이 전통 한옥건축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아쉬움을 토로했다

단열 기준 등이 많이 완화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옥의 주 건축 재료인 목재가 내화성이 없다며 규제와 제약이 많다”며“하지만 숭례문 같은 경우 8시간을 타도 그대로 있었다”고 했다.

또한 “한옥 자체가 그동안 수천 년을 이어온 건축물인데 이때까지 법에 없다가 현대에 들어와 지금의 잣대로 법으로 규제하면 어떻게 하나”며“법을 만들더라도 대안을 만들어 주고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법을 먼저 만들어 놓고 무조건 따라라 하니 방법이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보존·계승해야 할 한옥의 정신.

한옥에 깃든 정신과 애정이 남다른 그는 건축주가 도면을 가지고 와서 이렇게 지어달라고 하면 도면 그린 사람에게 지어달라고 하라며 돌려보내기도 한다.

도면에 의해 한옥은 한옥을 잘 모르는 사람이 한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는 신념 때문이다.

한 예로 그는 제일 먼저 한옥을 지을 때 집터에 가서 계절의 변화를 살핀다.

해가 어디서 떠서 어디로 지고 여름과 겨울도 지나 봐야 창문 방향 등 전체적인 설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도면 우선이 아닌 현장 환경을 살핀 후 그리는 전체적인 구상이 그가 추구하는 한옥이다.

그는 “한옥을 지을 때도 음양오행 조화가 있어야 한다”며“한옥(집)이 음의 공간이라면 양의 공간으로는 마당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마당이 없는 요즘 아파트는 모두 음의 공간에 갇혀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며“음의 공간이 집, 양의 공간 마당이라면 음과 양을 이어주는 중성의 공간은 마루”라고 했다.

한옥 건축도 이제 현장 가공 없이 100% 현장 조립으로 이뤄진다.

제재소에서 가공해 미리 한번 조립해보고 현장에 가서 다시 조립해 시행착오를 줄인다.

그는 “원가 절감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 나만의 한옥 보급 방법이자 한옥을 확대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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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기 기자 ygpark@kyongbuk.com

김천,구미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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