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8년 생명표' 발표

성연령별 기대여명. 통계청 제공
의료기술 발전·생활양식 변화 등으로 매년 증가하던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지난 2017년과 같은 수준이다.

1970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꾸준히 오르던 국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증가를 멈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대수명이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의미한다.

통계청은 시·구청 등에 신고된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해 기대여명 및 기대수명을 발표하고 있다.

통계청은 기대수명에 해당 연도의 사망신고 자료가 반영되는 점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사망률이 높아지면 기대수명도 제한된다.
주요 사망원인에 의한 사망확률. 통계청 제공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겨울은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기온을 기록하는 등 이상기후를 보여 80세 이상 연령층에서 사망자가 많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유럽에서도 지난 2015년 폭염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기대수명이 0.1∼0.2년 감소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출생한 남자 아이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자 아이는 85.7년으로 남녀 기대수명 간 격차는 전년과 같은 6.0년이었다.

이는 1985년 출생 남녀 수명 차이가 8.6년으로 가장 큰 차이를 기록한 후 2000년에 7.3년으로 줄어드는 등 계속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유병기간 제외 기대여명)은 64.4년으로 병을 앓으며 살아가는 기간은 18.3년으로 전망됐다.

남성은 64.0년, 여성은 64.9년으로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사망 원인으로는 암이 20.7%로 가장 높았고 심장질환(11.8%)과 폐렴(10.0%)이 뒤를 이었다.

특히 폐렴으로 인한 사망확률은 10년 전보다 6.8%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기대여명을 연령별로 나눠보면, 80세 이상 남성과 90세 이상 여성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증가했다.

지난해 40세 인구의 기대여명은 43.6년으로 남성은 40.8년, 여성은 46.5년으로 여성이 5.7년 더 오래 생존할 것으로 예상됐다.

60세의 경우 남성은 앞으로 22.8년, 여성은 27.5년을 더 살 것으로 예상됐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각각 2.6년과 2.3년 늘어난 셈이다.

김 과장은 “한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의료보험 서비스·건강검진 체계가 잘 갖춰져 병원 접근성이 용이하다”며 “암, 고혈압 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병을 인지하는 시점이 빨라짐에 따라 건강수명 연수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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