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규 문학평론가
한정규 문학평론가

작사 작곡가가 알려지지 않은 ‘달아달아 밝은 달아’라는 달에 대한 유명한 동요가 있다. 그 동요를 지은이는 중국 당나라의 시인이라고만 전해지고 있다.

인류 역사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달을 소재로 노래하고 시를 썼다. 그런 달을 포항의 바닷가 호미곶에서 달 오름을 보며 추억을 쌓은 사람이 있다.

지난 어느 날 특별히 할 일이 없기도 했지만 날씨가 쌀쌀맞게 옷깃 틈새를 후벼 파 냉기를 불어넣으며 위협 그래서 오후 일찍 종종걸음으로 집에 들어갔다.

집에 들어가며 우편함에 꽂힌 우편물을 뽑아들고 책이 들어 있는 봉투를 뜯어보았다. 책을 꺼내 보니 경상북도 포항시 평생학습원장 장숙경 수필가의 수필집 ‘바람같이’라는 책이었다.

생면부지(生面不知)수필가로부터 책을 받았으니 그 사람이 어떤 성품을 지닌 사람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책을 펼쳐 들고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한사코 눈이 책 속 글자에 매달려 빛이 났다.

글 속엔 글을 쓴 사람의 성품이 드러난다. 특히 수필은 그 작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다. 그래서 글을 읽어보면 글 쓴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알 수 있다.

수필 속 장숙경은 자연 속에 묻혀 자연과 함께 이야기를 곧잘 했다. 특히 달 오름을 보며 자기반성을 한다며 달을 예찬하는 부분이 눈에 띄었다.

‘달 오름을 지켜보는 날에는 낮에 가졌던 온갖 각박하고 삭막했던 마음들이 풀어지며 여유로워져 내 마음에서도 은빛이 쏟아져 누군가를 향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묻어 두었던 나의 잘못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용서를 구할 용기가 생긴다.’라 자기반성을 했다. 그가 그랬듯 자연은 깨우침을 주는 힘이 있다.

자연은 마음을 정화시켜 주고 온정을 베풀며 만물을 품는다. 또 악을 선으로 부족함을 넉넉하게 해 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20세기 후반 이후 우주인터넷사업이 성행 10년 후면 인공위성으로 하늘을 뒤덮어 그 인공위성들이 내 뿜는 빛 공해 때문에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의 별을 볼 수 없을 지? 모른다고 한다. 인공위성에 장착된 배터리 충전을 위해 달고 있는 태양광패널이 빛을 내뿜는다. 그 빛 장애로 10년 뒤쯤엔 천문학 연구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그 아름다운 달도 보지 못할지? 아니면 둥근 보름달이 아닌, 쪼그라든 초승달이 아닌, 우주 쓰레기로 오염 덩이가 되어 알록달록하다 못해 흉물스럽게 돼 버린 달을 보게 될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자연도 화를 낸다. 자연이 화를 내면 인간의 능력으로 감당할 수 없도록 무섭다. 폭우로, 화산폭발로, 토네이도, 허리케인, 등으로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그런 자연 그것도 한쪽으로는 동해바다가 또 다른 한쪽으로는 산이 있으며 시내를 가로 지른 형산강이 함께 멋을 빚어내는 포항 호미곶 바닷가에서의 달 오름을 보고 자기반성을 한다는 것 감동이었다.

포항에는 여름이면 내연산 청하골과 쌍생폭포를 비롯한 열 개가 넘는 폭포가 하얀 물줄기를 쏟아내며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뿐만 아니라 유적 유물이 많아 볼거리도 많다.

선사시대의 유적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흥해읍의 영일칠포리 암각화를 비롯한 월포리 등 아홉 곳에 있는 고인돌 그리고 삼한시대 유물 진솔선예백장동인(晋率善穢伯長銅印)등 장숙경 수필가가 쓴 ‘바람같이’ 수필집을 읽으며 포항의 아름다움을 또 구룡포 과메기를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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