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계획 세우고 보조요법 적극 활용

제작 이태호.연합
제작 이태호.연합

“올해는 진짜 끊는다”

매년 1월이면 담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금연 바람이 불지만, 금연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9일 오전 포항 남구보건소에서 만난 60대 남성 A씨도 30여년간 이어진 흡연습관을 끝내기 위해 노력 중이었다.

그는 “20대 초반, 멋져 보이려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아직도 손에 들고 있다”며 “지금껏 다짐으로만 끝냈던 금연을 올해에는 정말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전문적인 상담을 받기 위해 보건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평균 6개월 금연 성공률은 37.1%로 높지 않은 편이다.

또 성공률은 2014년 49.2%에서 2015년 44.8%, 2016년 41.7%, 2017년 38.5% 등 계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대다수가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뇌의 니코틴 중독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연기 속의 니코틴 성분과 함께 독성물질이 폐에 진입한다.

폐를 거친 니코틴은 혈액으로 녹아 들어가 뇌의 쾌락 중추에 도달한다. 담배 연기 한 모금이 뇌 중추에 도착하는 시간은 7초에 불과하다.

쾌락 중추에는 니코틴이 달라붙을 수 있는 니코틴 수용체가 있는데, 이때 수용체와 니코틴이 결합하면서 즐거움과 쾌락을 주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흡연량이 많고 기간이 길수록 수용체 수가 늘어 점점 더 많은 양의 니코틴을 필요로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니코틴 수용체 숫자가 흡연 전으로 돌아가려면 금연 이후 최소 6개월이 필요한데, 많은 흡연자들이 이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포기한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금연에 도전하면 신체·심리적 금단증상을 이기지 못해 대부분 금연에 실패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금연은 단순한 의지·다짐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워, 보름∼한 달 전부터 ‘금연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게 권장된다.

금연을 미리 준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금연 치료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연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제로는 항우울제의 일종인 ‘부프로피온’과 ‘바레니클라인’이 있다.

금연 전문 치료제의 성분으로 쓰이는 바레니클린은 도파민 분비를 늘려 니코틴 보충 없이도 기분을 좋게 해 흡연 욕구와 금단 증상을 동시에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약물요법은 니코틴 중독이 심해 수차례에 걸쳐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금연 성공률이 30∼40%에 이른다.

담배의 독성물질은 제거하고 뇌가 필요로 하는 니코틴만 서서히 공급해 금단 증상과 흡연 욕구를 완화 시키는 니코틴 성분을 함유한 패치나 껌·사탕도 있다. 일반적으로 니코틴 용량을 줄여가며 3개월 간 사용한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우선 심리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일주일 정도만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다. 특히 금연일이 정해지면 본인에게 면죄부를 주지 않고 금연을 지지해줄 수 있도록 가족과 회사 동료 등에게 금연소식을 알리는 것도 좋다.

금연 의지를 무너뜨릴 수 있는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피치 못할 술자리가 있다면 음주량을 정해놓고 ‘계획 음주’를 한다.

또 흡연 욕구를 부추기는 담배·라이터·재떨이 등 담배와 관련된 모든 흔적을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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