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경력 제한에 정치 중립성까지…적임자 찾기 '고심'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작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초대 공수처장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장 추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첫 회의를 열어 추천위원별로 5명 이내의 후보를 당사자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했다.

오는 9일 오후 6시까지 추천위원별 1차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고 13일 두 번째 회의에서 후보들을 심의할 예정이다.

추천위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로스쿨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등 7명으로 구성됐다.

추천위원 6명 이상의 찬성으로 최종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한다.

공수처장은 경력 등 까다로운 조건뿐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만큼 추천위원들은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공수처장은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이 15년 이상이어야 하고 정년이 65세다. 정년을 넘긴 사람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후보가 될 수 없다.

또 검사는 퇴직 후 3년, 대통령비서실 소속 공무원은 퇴직 후 2년이 지나지 않으면 결격사유에 해당해 현역 검사나 대통령비서실 공무원은 후보군에 오르지 못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이광범(61·13기) 변호사, 이정미(58·16기) 변호사, 김진국(57·19기) 감사위원, 이용구(56·23기) 전 법무부 법무실장, 조현욱(54·19기) 전 여성변호사회장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결격사유가 없어 공수처장 후보 자격이 있지만, 일부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이광범 변호사가 공수처장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으로 알려진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이며, 2012년 특별검사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땅 매입 의혹을 수사한 바 있다.

김진국 감사위원은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었던 이정미 변호사는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은 이달 중 공수처장 인선을 마무리 짓고 연내 공수처를 출범시킨다는 목표지만, 야당 측 추천위원들이 ‘비토권’을 행사할 경우 공수처장 인선이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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