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시작 10년…작년 매출액 1천500억·국내 골조공사 도급 7위

㈜ 보림토건 김석회 대표

"고속 성장의 이유 중 하나는 술이나 선물 등 접대보다는 성실과 전문성으로 일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접대문화는 우선에는 원청 등 상대 업체들로부터 호감을 받을 수 있지만 상호간의 신뢰를 오랫동안 유지시키기에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봅니다."

아파트를 비롯한 각종 건축물의 골조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보림토건(주)의 김석회(53) 대표이사는 포항 출신이다. 대구 산격동에서 태어났지만 경찰공무원인 부친의 전근으로 4살때부터 포항 중심가인 죽도1동에서 자랐다.

지금도 포항에는 부모님과 형(유성여고 교사), 여동생 2명 등이 살고 있다. 그는 "비록 아버지 고향은 경산이지만 저의 경우 어릴때부터 포항에서 자란만큼 포항이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지난해 보림토건(주)의 연 매출액은 1천500여억원 정도. 주력사업인 골조공사(철근, 콘크리트면허)의 경우 국내 1만6천여개 업체중 도급 순위 7위다. 올해는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분야 사업을 시작 한 지 10여년 밖에 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케이스로 볼 수 있다.

다소 무더웠던 지난 26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동서울고속버스터미널 바로 뒤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찾았다. 100여평도 채 안돼 보이는 좁은 사무실에서 20여명의 관리직 직원들이 바쁜 일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현장직 포함 전체 직원은 200여명. 그는 훤칠한 키, 적당한 체격을 갖춘 호감형 마스크의 영일만 사나이였다.

△ 미술담당 여선생님 짝사랑

공부의 경우 초, 중, 고를 다니면서 상위 그룹에는 속했지만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았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때로 기억합니다. 담임 홍순화선생님께서 특히 저에게 노트와 군것질 거리를 잘 사주셨던 것 같아요. 다른 아이들로 그렇게 해주셨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저에게만은 특별히 잘 해 주셨던 것 같아요"라며 당시의 기억을 더듬었다.

까까머리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이성의 선생님을 짝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까 마는 그 역시 마찬가지 였다. 당시 대학을 갓 졸업하고 포항중학교로 부임한 미술 담당 우해원 여선생님이 그의 첫 짝사랑 대상이었다. 그는 미술 선생의 관심을 끌기위해 의도적으로 선생을 많이 괴롭혔다고 술회했다.

그는 "지금은 환갑이 된 선생님을 지금도 동창들과 가끔씩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곤 한다"며 "당시 사춘기 저희들에게는 인기 '짱'이었다"고 말했다.

고교 인문반이었던 그는 졸업과 함께 공과 대학 건축과로 진학했다. 하지만 그것은 순전히 부모님의 강요였다. 그때문에 군에 가기전인 2학년때까지는 학업에 흥미가 없었다.

제대후 3학년2학기때가 되어서야 '취업'이라는 현실적 문제가 피부에 와 닿았다. 모처럼 취업을 위해 공부에 매달렸다. 그는 "아마 인생에 있어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때가 바로 그때였다"고 털어놨다.

그 덕분에 그는 코오롱그룹 공채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 동업자와는 30년 지기

그는 현재 대학동기로 영천출신의 이재림(53)씨와 함께 보림토건(주)의 공동 대표이사다. 한마디로 이씨와는 동업자인 셈. 이씨와는 대학졸업후 코오롱에도 함께 입사했다. 또 주로 건설분야에서 10년간 함께 일했다. 어느날 둘은 "지금까지 대그룹 건설현장에서 배운 노하우를 밑전삼아 한번 인생의 승부수를 띄우자"며 의기투합했다. 곧바로 사표를 섰다. 1992년이었다.

회사를 그만 둔 후 초창기에는 성조주택건설이란 이름으로 주로 소규모 아파트를 지어 팔았다. 원주, 대구, 울산 등에서 약 1천세대를 분양했다. 재미가 쏠쏠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주택경기 침체와 IMF라는 시련이 닥쳤다. 그로인해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06년은 그에게는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한해였다. 아파트 위주의 골조공사에서 건축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주택경기 침체 때 그는 "언젠가 국내 주택 및 건설경기는 한계에 이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해외 공략만이 살길'이라 판단,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지난해 신성건설이 두바이에 40층 고층빌딩을 짓는데 함께 참여하는 한편 그곳에 지사 사무실도 차렸다. 베트남과 아프리카에도 법인 설립을 검토중이다.

△ '성실'이 곧 성공의 열쇠

기독교인인 그의 좌우명은 '범사에 감사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자'다. 그는 항상 좌우명을 생각하며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 읽은 책중 기억에 남는 책을 묻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전기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신웅진 저)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를 꼽았다.

그는 "두권 모두 결론은 '초지일관(初志一貫:처음 뜻을 견지해가면) 하면 승리필증(勝利必證:승리는 반드시 온다)이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성공의 열쇠는 성실"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01년에 한양대(건축과)에 석사학위를, 지난해는 관동대학교(건축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명대학교에 강의를 나가는 등 학구파로 유명하다.

그의 경영 소신은 '전문성, 도덕성, 지역사회 봉사'다. 그는 앞으로 5년정도 열심히 일해 회사를 키운 후 전문경영인에게 맡길 생각이다. 자신은 대학강의와 함께 사회봉사을 위해 여생을 보내고 싶다는 것. 등산 등 운동을 좋아하는 그는 요즘 틈만 나면 색소폰을 즐겨 부른다고 했다.

△ 고향발전에 기여하고파

그는 요즘은 평소보다 다소 많은 한달에 2, 3번은 포항에 내려온다고 했다. 왜냐하면 부모님 문안 뿐만 아니라 공사 현장(포항 장성동 두산위브 더 제니스 아파트)이 있기 때문.

바닷가 횟집에서 영일만을 바라보며 동네 및 학교 친구들과 어울려 소줏잔을 기울일 때가 가장 편안한 시간이라는 것. 그는 현재 재경 포항중·고 동창회장, 광진구 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 등 향후회 및 지역 사회 활동에도 시간을 쪼개고 있다.

끝으로 장래 계획에 대해서는 "열심히 일해 기업이 어느정도 성장하면 포항을 위해서도 나름대로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석회 대표이사 약력

▷영흥초등(69년), 포항중(72년), 포항고(75년) 졸업

▷영남대학교 건축과 졸업(82년)

▷한양대 공학대학원 건축과(석사) 및 관동대학교 대학원 건축과(박사) 졸업

▷현 동명대학교 대학원 출강

▷코오롱그룹 공채 입사(82년) 및 퇴사(92년)

▷성조주택건설 설립(92년) 및 보림토건(주) 상호변경(96년)

▷서울 광진구 상공회의소 수석부회장(2006~현)

▷재경 포항중·고등학교 동창회장(2007~현)

▷부인 황문경(50)씨와 1녀(대 1년) 1남(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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