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대구지역 분양 및 입주현황. 애드메이저.
아파트만 48개 단지 2만9960가구 분양. ‘청약불패’의 대구가 올 한해 이뤄낸 실적이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와 정부의 강력한 규제강화가 무색할 정도로 대구의 분양시장은 호황이 이어졌다.

대구지역 분양전문 광고대행사 애드메이저에 따르면, 12월 예정단지(힐스테이트 감삼센트럴 512가구)를 포함하면 올해 대구에는 아파트(일반분양) 48개 단지 2만9960가구, 오피스텔 2천306실, 임대아파트 773가구가 공급됐다.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한 아파트 46개 단지 2만6970가구를 훌쩍 뛰어넘었다. 3년 연속 2만 가구를 공급한 셈이어서 향후 공급과잉 현실화가 우려될 정도다.

애드메이저 관계자는 “올해는 대내외적 경제 불확실성과 정부의 부동산규제, 고분양가 등으로 인해 다소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청약과 계약에서 기대 이상의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대부분 완판으로 분양 성공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실제 청약업무가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현 한국부동산원)으로 이전되면서 1월 한 달을 통째로 쉬었던 대구 분양시장은 2월부터 본격 시작됐다. 첫 문을 연 청라힐스자이는 141.4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어지는 분양에서도 반월당역 서한포레스트, 용산자이 등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반기 분양시장을 이끌었다.

7, 8월에는 전매규제을 앞두고 물량 집중현상을 보였다. 기존 6개월로 돼 있던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을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로 강화하기로 하면서 건설사들이 규제 이전으로 분양시기를 조정한 결과로 7~8월에만 전체 물량의 절반 가까운 22개 단지 1만6984가구가 쏟아졌다.

9월 2개 단지 1168가구에 그쳤던 대구 분양시장은 10월 이후 전매규제 속에서도 비교적 선전을 이어나갔다. 사실상 전매규제 적용 첫 단지였던 동대구 더 센트로 데시앙에는 5857명이 몰리며 8.51대 1의 평균경쟁률을 기록했고,해링턴플레이스 반월당2차에는 1만2천116명이 몰리며 45.72대 1이라는 높은 평균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분양시장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활발했던 동구와 중구, 서구의 공급비중이 높았다. 동구는 9개 단지 7228가구로 전체 공급의 4분의1 정도인 24.13%를 기록했고, 중구는 11개 단지 6270가구로 20.93%, 서구는 4개 단지 5414 가구로 전체의 18.07%를 기록했다.

대구 전체 재건축, 재개발,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19개 단지 1만7687가구로 전체 공급 중 59.04%의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서대구역세권 인근과 동구 신천·신암동 일대에 많은 사업이 집중됐다.

대구소재 시공사들의 낮은 비중은 또 하나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화성, 서한, 우방, 태왕 등 지역 시공사가 공급한 물량은 10개 단지 5521가구로 전체 공급 중 18.43%에 그쳤다. 특히 올해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도심 정비사업 물량은 외지 건설사들이 독식했다. 외지 건설사들의 지역공사 수주증가는 분양·공사수익의 유출로 이어지면서 지역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외지 건설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지자체의 특단의 정책과 행정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내년에도 예정된 사업지가 풍부해 급격한 물량감소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주춤했던 수성구와 남구에 각 7000~8000가구의 물량이 예정돼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새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대구 인근 경산지역까지 조정지역에 이어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인근 도시로의 풍선효과도 사라진 만큼 내년 상반기에도 급격히 식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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