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
여권 차기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이 출렁이는 가운데 유력 대권후보가 없는 야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에서는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해 오는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정세균 총리,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주민 의원까지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지지율은 밑바닥(2~5%)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야권에서는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윤 총장 지지율은 지난해 1월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한때 차기 대권주자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 관계에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추 장관이 퇴장하면서 관심이 줄어들었다며 지지율 하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문재인 정부의 총장’으로 규정하면서, 윤 총장에 덧씌워진 ‘정권의 반대자’ 이미지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결정적으로는 최근 정치권 이슈가 ‘대형 이벤트’인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법관 탄핵 등 다른 주제로 옮겨간 것이 윤 총장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야권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윤 총장을 지지한 이유는 정부·여당의 폭거와 공정성 논란, 정책 실패 등에 대항하는 야권의 마땅한 대권 후보가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윤 총장은 현 정부와 사활을 건 승부를 벌이는 용병의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언론 노출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선 윤 총장 지지도의 변화는 야권 개편의 또 다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수의석을 무기로 의회 폭거를 일삼는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여당과 매번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야당을 대신할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이 바로 ‘윤석열 현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윤 총장이 오는 7월 퇴임 후 본격적으로 정치 행보에 나설 경우 새롭게 반등하며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여의도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않고 현 정권의 각종 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한 뒤 6월께 정치권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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