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착공 30년…같이 시작한 평택당진항은 건설 완료
너울성 파도 막을 남방파제 공사 조기 착공 시급

포항 영일만항

지난 1992년 착공한 포항 영일만항 건설사업이 올해로 30년째를 맞았지만 매년 투자예산이 500억원대에 머물러 하세월이라는 지적이다.

영일만항 건설사업은 지난 1992년 당시 러시아 연해주 지역과의 북방무역 확대에 대비해 착공된 뒤 올해로 30년째를 맞고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영일만항 건설사업은 약 2조원을 투입해 당초 24선석 규모로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북방외교를 비롯한 주변 상황 변화로 인해 16선석으로 1차 축소된 뒤 현재 15선석 규모로 줄어들었다.

투입예산은 30년이 흐르면서 2021년 현재 총사업비 2조8천463억원(국비 2조3799억·민자 4664억)규모로 늘어났다.

특히 이미 공사가 완료된 민자사업부문 4천664억원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투입된 국비는 1조483억원에 불과해 연평균 349억원을 투자하는 데 그쳤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823억3천3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방파제 공사들을 진행 중에 있지만 아직 투자되지 않은 1조1천893억원 규모의 향후 사업을 감안하면 영일만항 건설사업이 언제 마무리할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렵다.

실제 최근 6년간 투입된 예산을 살펴보면 2016년 132억6천700만 원·2017년 175억1천900만 원·2018년 440억8천800만 원·2019년 509억3천만 원·2020년 544억2천900만 원·2021년 823억3천300만 원으로 연평균 437억 원이 투입됐다.

이를 향후 사업비에 대입시키면 무려 27년이 지나야 사업이 완료된다는 의미다.

영일만항 건설사업이 진행된 이후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컨테이너부두 개항으로 앞두고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자된 지난 2009년의 1천178억원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무려 10년 동안 투자해야 한다.

그나마 올해 823억 원이 투자되는 등 최근 3년간 투자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해양수산부가 계획 중인 향후 주요사업을 살펴보면 영일만항 너울 문제를 해결해 줄 남방파제 2단계 사업(총사업비 2천940억원)과 북방파제 및 어항방파제 보강사업(총사업비 2천226억원· 2023년 준공 예정), 해경부두 건설사업(총사업비 499억원·기투자 20억원),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사업(총사업비 198억원·기투자 12억원) 등이다.

이 사업들은 현재 착공하거나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가장 규모가 큰 남방파제 2단계 사업은 내년 1월에나 기초자료조사 용역을 시행할 예정이어서 언제 착공할지 조차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

특히 남방파제는 영일만항 개항 이후 최대 난제로 떠오른 너울성 파도를 해소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보다 빠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포항시와 경북도는 오는 2023년 4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국제여객터미널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곧바로 환동해권역 국제크루즈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현재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남방파제 2단계 조기건설이 절실하다.

하지만 영일만항 건설사업이 지난 2009년 민자사업부문인 컨테이너부두 개항 이후 항만물량확보 및 동해안대교 건설 이슈로 인해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언제 사업이 완료될지 모르는 처지로 내몰렸다.

따라서 포항이 환동해 물류중심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포항시와 경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 등이 힘을 모아 사업 조기 완료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영일만항과 동시에 사업을 시작한 평택당진항의 경우 이미 건설사업을 완료한 것은 물론 컨테이너 및 차량부두 추가 설치와 보강공사까지 마치는 등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석희 (사)정책기획연구원장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연계 동해안권 발전방안’연구에서 “통합신공항과 포항 영일만항이 서로 보완해줄 수 있는 축이 되도록 경북 동해안권의 글로벌 거점 도약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포항해양수산청은 “현재 계획상으로는 오는 2050년까지 영일만항 건설사업이 추진될 예정이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조기 예산투입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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