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원 전 언론인
이상원 전 언론인

지난 2008년 7월 ‘석양의 무법자’를 패러디한 한국형 서부극으로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이 주연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개봉 때 절찬리에 상영됐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 영화 제목을 패러디했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세간의 말을 빌려 “나쁜 놈, 이상한 놈, 추한 놈, 이런 사람들밖에 안 보여 찍을 사람이 없다고들 말한다”고 여야 대선주자들을 저격했다.

맹자가 위나라 해왕에게 “전쟁 중에 한 병사가 백 보쯤 도망쳐서 멈추었고, 오십 보쯤 도망치다 멈춘 다른 병사가 백 보 도망친 병사를 겁쟁이라고 비웃었습니다. 왕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고, 왕이 답하기를 “오십 보나 백 보나 도망친 것은 마찬가지 아니오”라고 답한 데서 유래된, 물론 세간의 말을 빌린 형식을 띄었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여야 대선주자들 모두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라는 뜻일 게다.

이러한 오십보백보 행태만으론 민심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예로부터 임금이 되는 것을 천명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도 ‘대통령은 하늘이 만든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 된다. 공자는 노나라 임금인 애공에게 “무릇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기도 합니다”라고 했다. 즉 ‘군주민수’(君舟民水)를 말한 것으로 민심은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세울 수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천심은 민심, 민심이 천심인 것이다.

왕권시대에도 그러한데 오늘날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민생을 살피며 민심을 얻어야 한다. 당장 어렵고 힘들고 아픈 국민이 많고, 그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런 국민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이다. 그리고 수많은 국가적 난제들이 켜켜이 쌓여간다. 민심은 국민을 위로하며 국가적 난제들을 해결할 정책을 내는 데 최선을 다하는 후보에게로 다가서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민심은 아직 그런 지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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