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라팍서 '전통의 라이벌'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 격돌
마운드·체력 압도적 우위…안정적인 내야 수비는 풀어야할 숙제

지난달 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 롯데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삼성 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경북일보DB
삼성라이온즈가 왕조를 붕괴시킨 주인공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복수에 나선다.

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은 두산과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격돌한다.

양팀은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팀이다.

당장 1982년 출범 첫해 한국시리즈에서 격돌, 두산의 전신인 OB가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첫해를 포함, 양팀은 총 9번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했고 삼성이 5-4로 앞서 있다.

가장 최근 맞대결 이후 양팀은 극명하게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삼성은 2011년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무려 5년 연속 정규리그에서 우승하며 왕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2015년 선수들의 도박 파문으로 한국시리즈를 두산에 내주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16년 라팍이 개장하며 유일한 약점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오히려 성적은 9-9-6-8-8위를 찍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김한수 감독 등 삼성 프렌차이즈 출신 감독들이 잇따라 물러나는 등 치욕적인 역사가 계속됐다.

반면 두산은 2015년을 비롯해 2016년, 2019년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무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새로운 왕조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삼성으로서는 두산을 꺾고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 치욕의 역사를 청산함과 동시에 새로운 왕조를 창출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전체적인 전력에서는 삼성이 두산을 압도하고 있다.

공동다승왕 뷰캐넌(16승)을 비롯해 나란히 14승을 올린 원태인·백정현 등 3명이 올 시즌 두자리수 승리를 기록하며 막강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오승환은 44세이브로 구원왕에 오르는 등 비록 구위는 전성기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블론세이브가 1개에 불과할 만큼 어느 누구보다 안정적이다.

타선에서는 우승 청부사로 영입한 오재일을 필두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피렐라, 새로운 라이언킹 구자욱이 버티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강민호는 자신의 진가를 두산을 넘어 첫 우승 반지를 끼는 것으로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두산은 미란다와 로켓이 플레이오프 출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으로서는 떨어져 선발로 내세울 투수를 찾기 힘들다.

와일드카드와 준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극심한 체력 저하를 겪은 만큼 모든 상황이 삼성에 다소 유리하다.

이영하가 전천후로 활약하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지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이닝 66구를 던져 1차전 등판이 어렵다.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가장 강력한 카드를 쓸 수 없는 것이 두산의 현실이다.

하지만 한국판 가을 좀비 두산은 포스트시즌만 되면 집중력이 남달라지는 등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준플레이오프도 켈리와 수아레즈 원투 펀치를 갖춘 LG가 유리할 것으로 보였으나 두산의 뚝심이 더 강했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는 것도 강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는 극강의 수비력은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다.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보여준 정수빈의 슈퍼 캐치는 시리즈를 가져오는데 충분했다.

삼성은 유격수 부분에 허점이 노출된 것도 두산과 다른 점이다.

매년 주전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학주는 이미 전력 외로 빠졌고 김지찬은 송구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KT와의 1위 결정전에서 오선진이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실책을 기록하는 등 내야 핵인 유격수 자리가 흔들린다.

물론 두산도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올시즌 부진, 박계범에게 자리를 내주는 등 부침이 겪었다.

결국 승부는 안정적인 내야 수비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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