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삼성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 팬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박영제기자 yj56@kyongbuk.com
“라팍에서 2번째 가을 야구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그런 것 같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첫 가을야구는 악몽이 됐지만 삼성 팬들은 희망을 이야기했다.

2016년 개장한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 맞은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이날 총 2만 2079명의 관중이 입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비록 2만3000석 만원 관중은 실패했지만 추워진 날씨 속에서도 삼성의 선전을 기원하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팬들의 기대와 설렘은 최고조로 높아졌고 팬들을 맞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게 이어졌다.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철저한 방역작업은 이제 필수가 됐다.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방역 작업이 시작됐으며 경기장 관리 요원들은 각 테이블과 좌석을 일일이 닦으며 관객을 맞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비슷한 시각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도 방역 작업이 한창이었다. 4명의 방역 업체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살균기를 분사했다.

각 출입구도 관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손 소독제와 체온계가 비치됐다.

방역 작업과 함께 3루 측 삼성 응원석에 우승 수호신 대형 사자상 풍선이 설치돼 라팍에서의 첫 포효를 준비하고 있었다.

오후 3시를 지나면서 가는 빗방울이 날리기 시작하는 등 오전부터 좋지 않았던 날씨가 조금씩 더 나빠졌다.

다행히 30여분이 지나자 해가 뜨면서 라팍을 밝게 만들었다.

오후 4시가 다가오면서 속속 관중들이 경기장 주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좌석이 예약제와 지정석으로 운영돼 과거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은 사라졌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빨리 경기장 분위기를 즐기려는 팬들의 바람은 궂은 날씨도 막지 못했다.

김현진 씨(남구·42·여)는 “회사 연차를 내고 올해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았다”며 “예매하기 정말 힘들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힘을 모아 결국 성공했다”고 웃어 보였다.

그라운드는 삼성 선수들의 훈련에 이어 두산 선수들이 몸을 풀면서 경기를 대비했다.

오후 4시 30분, 기다리던 관객들이 입장하자 출입구 쪽 안전요원들의 움직임이 바빠졌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확인서와 반입 금지 물품을 점검하는 등 코로나19로 야구장 입장 과정이 좀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야구장을 찾은 관객들은 부쩍 추워진 날씨에 따라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기다리는 등 코로나19 이전 야구장의 낭만이 살아났다.

동시에 구장 내 음식점 부스 점원들의 손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전까지 야구장 좌석에서 음식물을 먹을 수 없고 지정된 곳에서만 가능해 개점 휴업 상태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식자재를 옮기던 한 치킨 매장 종업원은 “급하게 일해달라는 연락을 받고 출근했다”며 “이전에도 일을 했지만 코로나19 이후 거의 쉬었는데 오랜만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빠른 발걸음을 이어갔다.

궂은 날씨 탓인지 1회가 시작됐음에도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으나 3회가 다가오면서 빈자리가 빠르게 사라졌다.

경기가 시작되자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고 1회 삼성이 선제 2득점을 올리자 경기 초반부터 함성이 더욱 커졌다.

기쁨도 잠시, 2회 두산에 3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하자 곳곳에서 탄식이 흘렀다.

이후 삼성이 역전 기회를 잇따라 놓치자 관중들의 초조함도 늘었다.

믿었던 9회 오승환 마저 힘없이 점수를 내주면서 라팍에서의 첫 포스트 시즌은 안타까운 탄식으로 마무리됐다.

그럼에도 관중들은 끝까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