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12월 17일 오전 10시 항소심 선고공판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윤성환. 경북일보 DB.
수억 원의 돈을 받고 경기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기소된 윤성환(40) 전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투수가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사기방조 혐의만 인정한다는 뜻이다.

17일 대구지법 제2-1형사부(김태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윤성환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승부조작을 대가로 금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피고인이 경찰 수사단계에서 사기방조혐의 보다 형량이 더 낮은 승부조작이 유리할 것 같아서 인정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당시 2군으로 내려가서 사실상 방출된 상황이었는데 승부조작에 가담할 여건이 되지 못한 게 분명하다”면서 “이제라도 선수로서 명예를 지키고 싶어 한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성환이 항소심에 이르러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을 유지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윤성환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은 12월 17일 오전 10시 열린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21일 오후 2시께 대구 달서구 한 커피숍에서 지인 A씨와 B씨로부터 “주말 야구경기에서 상대 팀에게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을 실점해주면 무제한 베팅이 가능한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베팅을 해 수익이 나게 해주겠다”는 청탁과 함께 현금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5시즌 통산 135승을 달성하고 삼성라이온즈 역대 투수 중 최다승 보유자인 윤성환은 삼성라이온즈의 우승에 수차례 기여하면서 지난해 방출되기 전까지 프로야구에서 성공 가도를 달렸으며, 삼성라이온즈 구단 투수 최초의 영구결번의 주인공 물망에도 올랐었다.

1심은 “정정당당한 승부를 존립 근거로 하는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훼손하고, 뛰어난 기량으로 멋진 승부를 펼치기를 기대하는 국민에게 실망감과 배신감을 안겨줬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건전한 여가 증진과 스포츠 정신 함양에 이바지해야 할 프로경기를 불법 도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것으로서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 또한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프로스포츠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큰 이유는 결과를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공정성에 있는데, 누군가가 결과를 사전에 알고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려 하거나 승부조작을 하는 행위는 프로스포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프로스포츠의 근간을 무너뜨리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피고인이 승부조작 관련 부정한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았다는 점에서 국민에게 주는 충격과 영향력은 다른 프로야구선수의 승부조작 사건보다 더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부정한 청탁 대가도 5억 원에 이르는 거액이어서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승부조작을 하려고 했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제 승부조작까지 이뤄지지 않은 점, 초범인 점, 이번 범행으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던 피고인이 개인의 모든 명예와 경력을 잃어버리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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