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 역할 주부와 비슷…양학동 등산로·문화교실 자랑거리
13년동안 여성복지업무 담당…여성들 스스로 능력 가져야

김귀현 양학동장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입니다."

지난해 2월부터 포항 양학동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귀현 동장(56). 그는 포항시내에 재직하고 있는 세 명의 여성 동장 중 한 명이다.

누군가 동장의 역할은 가정에서 주부의 역할과 비슷하다고 했다. 주민들과 가까이하고, 주민화합에 힘쓰고, 환경정비 등 주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일 등이 언뜻 보아도 가정의 살림살이와 많이 닮아 있다.

그는 "양학동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주거지역이라 조용하고 주민들의 정이 넘친다. 또 양학산 등산로는 하루에 2~3천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근무지인 양학동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

동사무소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교실은 양학동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적은 예산이지만 주민들에게 유용한 꽃꽂이, 컴퓨터, 천연화장품 만들기, 한지공예, 풍선아트 등의 강좌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이용 주민만 120여명에 이를 정도라고.

그러면서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겸손함을 내비칠 뿐이다. "업무가 많다는 핑계로 찾아오는 주민들의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어 정작 어려운 주민들은 혜택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더 깊이 주민들에게 다가서고 싶다"는 각오도 덧붙인다.

이렇듯 동장의 임무가 천직인듯 보이지만 1991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시청 여성복지계에서 별정직으로 근무하며 오랫동안 여성복지업무를 맡았던 그다. 본격적인 여성운동이 발생한 시점이 90년대 초이니 포항의 여성활동과 복지에 관해서는 전문가인 셈.

2001년에는 '포항시사(浦項市史)'와 별도로 '포항시여성사'를 발간하는데 애쓰기도 했다. 포항지역에서도 최초로 발간된 '포항시여성사'는 전국 기초자치단체를 들어서도 드문 일. 책 속에는 포항 여성들의 힘을 모아 써내려간 해방 후부터 2000년까지의 교육과 문화, 예술, 여성단체, 가족사 등이 담겨있다.

그는 여성들의 권위가 많이 높아졌지만 남성과 동등한 선상의 대우는 아니라고 말한다. "공무원만 보더라도 정작 일에 대한 능력은 여성과 남성의 차이가 아니라 열정의 차이인데도 승진이나 인사에서 차별받는다"고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여성들 스스로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덧붙여 "여성단체협의회나 포항여성회 같은 여성단체의 활동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들이 직접 참여해 불리한 제도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김귀현 동장은 방송통신대학과 대구대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1년부터 공직에 머물고 있다. 또 경주문예대학을 수료 후 '시대문학' 신인상(2002년)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경북문협, 경주문협, 시대시인회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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