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억 진료부장
에스포항병원 재활의학과 이상억 진료부장

골반부위 바깥쪽이 아프며, 다리 바깥으로 통증이 내려가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50~70대 환자가 있다.

이 경우 우선 허리 척추의 추간판탈출증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이학적 검사, 영상의학적 검사 및 근전도 검사를 진행해 증상을 확인한 뒤 치료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하지만 검사를 진행하다 보면 오히려 추간판탈출증으로 인한 증상이 아닌 고관절 부위 석회성 힘줄염으로 인한 것으로 간혹 진단되기도 한다.

석회성 힘줄염은 관절 주위 통증의 원인 중 하나다. 석회성 힘줄염은 관절주변에서 국소적으로 혈류가 가지 않아 연골이 변성되며 석회의 침착을 유발하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체로 견관절에서의 발생빈도가 흔하지만 고관절 주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고관절 부위에서 대퇴골의 대전자간은 대둔근·중둔근·소둔근 등 엉덩이를 이루는 근육의 힘줄이 붙는 부위다.

이들 힘줄 주변에 석회가 침착해 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게 고관절부위 석회성 힘줄염으로 대전자간에 붙는 중둔근의 힘줄에서 흔히 보인다.

선행보고에 따르면 골반 부위 바깥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550명의 단순방사선촬영에서 대전자간부위에 석회성 침착물이 약 30명 발견되기도 했다.

석회성 힘줄염이 고관절 주위에 발생한 경우, 서혜부 통증이나, 하지 방사통 같은 비전형적인 증상 발현 양상이 흔하다.

중둔근의 힘줄에 발생한 경우에는 제4/5요추의 추간판탈출증과 유사하게 외측 하지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나타날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이로 인해 치료 및 회복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임상 양상은 고관절 부위로 통증이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서서히 소실된다. 통증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급성기에는 국소 염증 반응과 미열이 보이기도 하고, 통증이 오래 지속할 수도 있으나 간혹 단순방사선촬영에서 석회가 확인돼도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주로 40~70세 사이에서 발생하며, 고관절 부위로 외상을 받거나, 오랜 시간 걷거나 서 있을 때, 잘못된 걸음걸이를 가지는 경우 석회성 힘줄염이 생길 가능성이 높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달리기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 같은 고관절 부위 석회성 힘줄염의 진단은 우선 면밀한 이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무증상의 석회 침착인 경우도 있지만 추간판탈출증이 동반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만큼 통증의 양상 및 여러 통증을 유발하는 이학적 검사와 더불어 근력 저하나 감각 이상 여부를 확인하여 통증을 유발하는 가능한 질환을 검토해야 한다.

다음으로 단순방사선촬영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 등으로 석회의 유무를 확인하고 추간판 탈출증의 동반 또는 배제를 위해 요추부와 골반부위 자기공명영상 검사 및 근전도 검사를 한다.

하지만 석회의 크기가 작거나 초기인 경우 단순방사선촬영에서는 석회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초음파 검사를 통해 석회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관절 부위 석회성 힘줄염은 치료가 없더라도 휴식 및 안정을 취할 경우 2주내에 점차적인 호전을 보이다가 6개월 이내에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제한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 휴식이나 약물치료 또는 열전기치료 같은 물리치료 등으로 충분히 호전된다. 만약 통증으로 보행이 어렵다면 석회가 침착된 힘줄 부위로 초음파로 확인하여 국소주사치료를 하거나 체외충격파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함께 Q-sio 같은 자기공명치료를 병행하기도 하고 도수치료 등과 복합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아주 드물게 수술적으로 석회를 제거하기도 한다.

고관절 부위 석회성 힘줄염은 바깥쪽 골반 부위의 심한 통증을 유발해 때로는 보행조차 힘들게 하는 질환이지만, 다른 질환과 오인할 수 있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면 이를 의심할 수 있는 전문의와 진단할 수 있는 여러 검사장비와 치료 장비를 갖춘 병원을 찾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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