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안동의료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제1기생으로 4박 5일 과정의 금연 교육을 받았다. 나 자신이 캠프 생활을 통해 금연 의지를 확고히 다져 금연을 실천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되어 다른 흡연자들에게 길라잡이가 될까 싶어 간략하게 소개한다.

나는 1946년생으로 만 76세가 되는 남성이다. 젊었을 때 생각 없이 흡연한 지가 50년이 넘는다. 그동안 금연을 두어 차례 시도해 보았지만, 작심삼일로 실패했다. 어쩜 애연가, 애주가라 불리는 것을 즐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제 새삼 금연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진 것이 첫째 이유이고, 흡연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져 마음 편히 흡연을 즐길 수 없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그다음으로 가족과 지인들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심하게 받기 때문이다.

서울역 앞에 설치된 흡연실에서부터 모든 흡연실이 20대 남녀에서 100세까지 한 공간에서 뒤죽박죽 흡연을 하게 되어 있다. 20대 젊은이는 당당하게 담배를 피우는데 70, 80 노인은 구석에서 고개를 벽 쪽으로 돌리고 흡연해야 하는 수모를 겪는다.

한국 사회에서 술은 어른에게 배운다는 말이 있지만, 담배는 노소동락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50년 차이가 넘는 손자, 손녀뻘과 맞담배질을 시키니 굴욕감을 참을 수 없었다. 한때는 전매청 또는 담배인삼공사라는 국가기관에서 담배를 보급해 놓고 이렇게 멸시하다니.

이러던 차에 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하는 금연 캠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경북에서는 안동의로원 건강증진센터에서 4박 5일의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흡연자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신청 절차도 간편했다. 캠프 직원이 자세하게 안내할 뿐 아니라, 여러 차례의 통화와 문자 메시지로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별도의 경비도 들지 않고, 무료로 종합병원 못지않게 기본 건강검진을 모두 해 준다. 비싸게 사 피운 담뱃값이 아깝지 않아진다.

금연 캠프의 기본 프로그램은 입소 전에 기초자료 조사, CO 코니틴 측정, 혈액 검사, 혈압 체크 후 입소식. 금연 캠프에서 지켜야 할 사항, 수련생 상호 간의 인사. 상담하고 지도해 주실 강사 소개로 시작된다.

코로나 관계로 안동 도산면 예안에 있는 전통 한옥 체험 마을에 숙소가 마련되었고, 건강검진의 의료과정 외에는 이 숙소에서 상담을 중심으로 한 금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두세 명 단위의 집단상담이 중심을 이루었고, 흡연자 스스로가 금연을 결심한 계기, 이제까지 흡연으로 인한 폐해를 돌아보는 것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일기를 쓰듯이 작성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여 참가자가 공유하도록 하였다.

금연의 당위성을 강조하거나 주입 시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게 하고, 발표를 통해 내면화시켜 나갔다. 그 다음 상담자가 거들어 치유하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흔히 금연의 필요성을 숙지하고 있더라도 다른 사람이 옆에서 강요하면 반발심리 같은 것이 나타나는 법인데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었다.

집단상담, 영상교육, 생활체육, 윷놀이, 풍선 놀이, 요가, 다육이 기르기, 취미생활, 민속박물관 견학, 야외 산책, 가족의 영상, 자신의 영상 만들기 등의 과정으로 흡연 욕구를 잊게 해 준다.

금단현상도 생기지 않았다. 자신의 의지가 금연의 알파요, 오메가임을 깨닫고 실천하도록 도와주었다. 성공적인 금연 프로그램으로 많은 흡연자에게 권하고 싶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