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남북 아메리카를 통틀어 미합중국은 최적의 인간 거주지로 친다. 연평균 기온은 식량 생산에 알맞고 작물 재배에 적합한 토양을 가졌다. 유럽과 달리 기근을 겪지 않은 이유다. 특히 인디언 곡물인 옥수수는 하늘이 내린 축복. 게다가 정착민 필수품 모피 동물과 삼림이 풍부했다.

미국 초기 문명은 목재로 대변된다. 당시 유럽은 땔감이 부족해 나무가 비쌌다. 가정에선 충분히 사용치 못했다. 신대륙 이주민은 빽빽한 산림을 보면서 외쳤다. 어디든 우리만큼 불을 때진 못한다고. 또한 북동부 바다의 수산 자원과 광물 자원도 엄청났다. 이는 20세기 통계가 입증한다.

필그림 파더스와 메이플라워호와 플리머스 바위는 미국 건국의 상징물. 1620년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102명 청교도가 처음 상륙한 곳이라 전해진다. 이들은 가족 단위로 건너온 최초의 식민지 개척자로 가정은 제각기 성경을 지녔다. 그들은 대서양 항해 도중에 계약서를 작성해 41개 세대주 전원이 서명했다. 공정 평등한 법률이 적용되는 시민 공동체를 꿈꿨다.

초창기 미국사 위대한 인물은 윈스럽. 그의 선단은 1000명 넘는 이주자를 보스턴에 정착시켰다. 기록을 남기고자 일기를 썼기에 미합중국은 성립 초기부터 온전한 자료를 가진 최초의 국가가 됐다. 또한 그는 자유선거로 네 차례나 총독에 선출돼 대의제 정치가 뿌리내리게 만들었다.

영국 식민지 시절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선거로 뽑힌 최초의 공직은 성직자. 교회 신도가 임명하고 파면했다. 그들은 목사가 무엇을 하는지 세세히 감시했다. 구대륙과 달리 특별한 지위는 없었다. 요컨대 미국 정주자가 가장 일찍 배운 것은 선거였다. 당연히 교양이 부족한 당선자도 나왔다.

짧은 역사의 젊은 제국인 미국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최초 혹은 최대란 수식어가 많다. 식민지 해방된 최초의 국가이자 선거에 의한 민주주의를 최초로 도입했다. 세계 최초로 광대한 영토를 가진 민주 공화국이고 대통령 제도를 시행했다. 또한 성문 헌법을 도입한 최초의 나라다.

초대 대통령 워싱턴 내각의 국무 장관 제퍼슨과 재무 장관 해밀턴은 라이벌. 가문과 성격은 물론 정치적 성향이 양극을 달렸다. 신생국 주역은 농민이라 여긴 제퍼슨 지지자는 훗날 민주당이 되는 정당을 창당했다. 반면 상공업자 중심 해밀턴 진영은 나중에 공화당으로 귀결되는 맹아를 뿌렸다.

타협은 미국 문화를 이끈 요소다. 이런 공감대가 없다면 역사는 다르게 흘렀을 것이라 평한다. 미국 양원제는 타협 문화의 산물. 제헌 회의에 참석한 13개 주는 인구가 적은 주를 배려하고자 양원제를 채택했다. 상원은 모든 주가 동등하게 가지고 하원은 인구수 비례로 배분했다. 물론 법률은 양원 통과로 성립된다.

미합중국은 선거로 뽑는 직책이 52만6000개나 된다고 한다. 1987년 통계 수치다. 그중 대통령은 가장 막강한 권한과 무거운 책임을 겸비한 자리. 미국의 대통령은 바로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러도 틀리지 않는다. 국제적 영향력이란 면에서 단연 그러하다.

한국도 미국처럼 대통령제 중심 정체다. 작금 그 선거가 카운터다운에 들어간 상태.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강소국이 추구할 새로운 어젠다는 무엇일까. 유권자는 현명한 집단 지성을 발휘한다. 클린턴은 경제였고 오바마는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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