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 적기 앞두고 농민들 발 동동…인공수정 비용 지원 등 대책 시급

봄철 화분 매개(꽃가루 받이)를 해온 꿀벌들이 실종되면서 경북지역 과수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전국 최대 과수 생산지인 경북지역 사과·복숭아·감 등 농특산물이 봄철 화분 매개곤충으로 수분하는 만큼 지역 과수농가에 큰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꿀벌 실종’으로 경북 지역 벌통 7만6천개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꿀벌 벌통 30개(군) 이상 양봉 사육 농가 중 50% 이상 피해를 본 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3%(7만6000개)가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영세 사육 농가를 고려하면 실제 피해가 20∼30%에 달할 것으로 본다.

경북지역의 경우 사과(2만1200㏊)·떫은 감(8천900㏊)·복숭아(8천800㏊) 등 전국 최대 과일 생산지로 꼽히는 만큼 과수농가들은 사실상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영주에서 과수농사를 짓는 A씨(46)는 “개별 과수농가는 꽃이 피기 전까지 피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인공수정을 하게 되면 인건비 및 재료비(화분)가 추가적으로 소요돼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주시도 화분 매개곤충인 서양뒤영벌 방사와 꽃가루를 통한 인공수분을 차선책으로 제시하면서 미리 준비할 것을 강조했다.

김인수 상주시 기술보급과장은 “최근 전국적인 꿀벌 폐사로 인해 과수 결실에 피해가 예상된다”며 “화분 매개곤충은 꽃이 피기 2~3주 전 구매해야 개화기에 맞춰 방사할 수 있고, 인공수분용 꽃가루는 농업기술센터의 꽃가루은행을 이용해 직접 채취하거나 꽃가루 판매처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북도는 110억원을 긴급 투입해 피해 농가들이 벌 입식비와 면역증강제 등을 마련하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도는 ‘경북 양봉 산업 육성 5개년 종합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

도는 종합계획에서 생산기반 안정, 품종개량 및 병해충 관리, 밀원(蜜源·벌이 꿀을 만드는 원천) 조성 장려, 토종꿀 브랜드 육성이라는 4대 전략을 마련해 2026년까지 21개 사업에 82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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