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15~20% 상승…수요량 늘고 생산 줄어 '품귀'

포항시 북구 기계면 지가리에 위치한 한 사과 농가에서 지난달 묘목을 새로이 심었다.유병탁 기자.

“묘목값과 자재값, 비료, 인건비 안 오른 게 없어요”

포항시 기계면에서 30년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최모(70) 씨의 하소연이다.

사과 묘목값은 지난해 대비 15%~20% 상승, 사과 묘목을 지탱해주는 지주대인 쇠파이프 가격은 25%~30% 인상, 요소비료는 2배 이상 치솟았다.

이로 인해 사과 농가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사과 품종에 따라 묘목값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포항산림조합 나무시장에서 사과묘목(미얀마) 기준으로 1주 가격이 지난해 1만2000원 정도였지만 현재 1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묘목판매업체 및 재배업체는 가격상승 원인으로 2년 전까지 3~4년 동안 사과 묘목 판매 가격이 현저히 낮아 농가들이 재배하지 않거나 재배량을 줄이면서 묘목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농가마다 예년에는 묘목과 묘목 사이의 거리를 2m 간격으로 심었다면 최근에는 1.5m에서 1m 미만으로 심어 수요량은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묘목재배자 중 70대 이상 고령자가 많아 건강상 이유로 농사를 그만두거나 재배면적을 축소하는 등 수요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생산량이 감소해 묘목 품귀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경산에서 묘목을 재배하는 박모 씨는 “현재 사과 묘목이 전부 소진된 상태고 종종 주변에서 묘목을 구해달라고 요청 있어 주변 재배업체에 문의해봐도 물량이 거의 바닥 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해 원자잿값 상승, 중국 철강업체에서 철강재 수출 중단 등으로 국내 철강재 가격이 대폭 상승했다. 이러한 여파로 묘목 지주대로 사용하고 있는 쇠파이프 가격도 뛰었다.

포항 한 농자재 판매업체는 “쇠파이프 48mm 기준으로 1년 전 1m당 4000원 가량이었는데 현재는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며 “가격은 올랐으나 없어서 못 파는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요소비료 경우 지난해 10월 경 중국에서 요소수 수출을 제한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요소 비료 및 요소가 포함된 복합비룟값도 대폭 인상됐다.

기계면 한 농가는 “요소비료 20kg 1포가 1년 전 1만2000원에 구매했던 것이 현재는 2만8900원이다”고 했다. 또, 비료판매업체들은 요소비료 가격이 치솟아 찾는 사람이 없어 요소비료를 판매하지 않고 있다.

포항의 한 비료업체는 “요소비료 가격이 너무 올라 찾는 사람도 없고 단위농협마다 조합원 대상으로 할인을 해주고 있어 판매하지 않고 있다”면서 “요소가 포함된 복합비료도 20kg 1포 가격이 지난해 이맘때 1만원 정도 했는데 현재는 2만원 정도 한다”고 했다.

최모(70·기계면)씨는 “최근 사과나무를 갱신하며 1000주를 새로 심었다”면서 “지난해 묘목재배농가에 주문해둬 지금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주변 농가를 보니 사전에 주문하지 않고 구매한 농가는 내가 구매한 가격보다 15%로 가량 비싸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FTA 사업에 선정돼 묘목 및 지주시설 구매 금액을 지원받아 이번에 갱신하게 됐다. 지원 사업은 지자체·농가 각각 50%를 비용 부담하는데 지난해 신청해 예산이 측정된 것이라 현재 물가 상승 폭이 커 웃돈이 더 들어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청하면에서 사과 농가주 정모 씨는 “열매가 열리지 않는 노목을 베거나 병으로 인해 죽는 나무들이 있어 해마다 묘목을 구매해 심는다. 지난해 특묘 1주가 1만5000원이었는데 올해는 1만7000원에 구매했다”면서 “매년 매출액은 비슷하지만 물가 상승 폭이 커 순수익은 감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FTA지원사업 일환으로 해마다 품종 갱신, 지주시설, 방풍망시설, 야생동물방지시설 설치 등을 희망하는 20개 농가를 선정해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요소비료 지원 사업은 없으며 친환경 비료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면서 “올해 FTA지원사업 예산 측정 시 물가 상승 폭이 큰 올해와 같은 사항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유병탁 기자
유병탁 yu1697@kyongbuk.com

포항 남구지역, 교육, 교통, 군부대,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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