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영어 택시는 라틴어 ‘taxa’에서 유래했다. 사전적 정의는 요금을 받고 손님이 원하는 곳까지 태워 주는 영업용 승용차다. 가격이 약간 비싸긴 하나 편리한 교통수단. 특히 길을 모르는 초행자에게 유용하다. 택시는 대도시 상징이 되기도 한다. 뉴욕의 옐로캡과 런던의 블랙캡이 그러하다.

미국 뉴욕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 도시다. 위풍당당한 자유의 여신상, 타임스퀘어 광장 휘황찬란한 네온사인, 도심의 녹지대 센트럴파크 그리고 빌딩 숲 유영하는 노랑 택시는 뉴욕의 이미지 그 자체다. 맨해튼 거리에 흐르는 노란빛 물결을 보면 과거 범죄 도시란 오명은 믿기지 않는다.

택시 블랙캡은 빨간 이층 버스와 함께 영국의 명물. 런던 골목길 구석구석을 숙지하는 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증이 주어진다. 그냥 주소만 말하면 내비게이션 없이 고객을 모신다고 한다. 한국의 택시는 어떤 선입관을 가질까.

근래 석연치 않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포항의 시외버스터미널 택시 승차장. 인상 좋은 젊은 축인 기사님이 모는 개인택시에 올라 목적지를 알렸다. 글을 쓰는 사람은 대화 자체가 글감이자 자료 수집. 오늘 3만 8000원을 벌었고 연료비와 윤활유가 대략 4만 원이라고. 어떤 날은 손해도 본다니 마음이 짠했다.

한데 그는 우리 아파트를 지나쳐 달렸고 깜박했다면서 곧장 우회전해 진로를 바꿨다. 근처 지리에 익숙한 베테랑. 그리곤 말했다. 자신이 실수했으니 요금은 1만 5000원만 달라고. 뭔 개소리(?)냐고 욕하진 않았다. 그는 미터기가 고장 났다면서 평소 얼마 나오느냐 되물었다. 신용카드 결제가 찜찜해 6000원을 현금으로 주었다. 구미 본가의 엄마를 뵈었던 기쁨이 일순 사라졌다.

나의 어머니는 새마을운동에 관한 생생한 증인이라고 감히 말한다. 새마을부녀회 면회장을 포함해 15년 동안 활동하셨다. 1992년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 부녀지도자 과정 수료를 마친 기념사진은 지금도 애지중지하는 추억물.

새마을운동을 주제로 칼럼을 준비하는 나에게 어머니는 최고의 인터뷰이다. 팔순 노인과 나눈 진지한 대화가 행복했다. 약간 멋쩍은 자랑이나 노인회장도 17년간 맡으셨기에 회원 관리와 언변에 경험이 풍부하시다. 때로 어떤 문제를 상의하면 지혜로운 조언을 주시는 경륜이 존경스럽다.

모친 말씀에 의하면 새마을 지도자는 당시 농촌의 중요한 감투였다. 특히 지회장과 면회장은 경쟁이 치열했다. 엄마도 19명 동회장 투표에서 2표 차이로 신승해 면회장이 되셨다. 아버님 도움도 컸다고 한다. 면사무소 공무원이 현임 회장을 미는 상황이라 승리가 쉽지 않았으리라.

구미 ‘박정희로’ 대로변엔 생가와 역사자료관 그리고 새마을운동테마공원이 자리를 잡았다. 1970년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처음 시작된 새마을운동 성과는 지도자와 부녀회 활약에 힘입었다. 엄마도 그 일익을 담당한 셈이다. 이는 행정 조직과 유사해 시군 단위 회장은 단체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 활동한 지회장도 그 조직을 바탕으로 군수에 당선돼 삼선을 연임했다.

4월 22일은 새마을의 날이다. 국민적 관심과 지속적 추진을 위해 제정된 국가 기념일. 그 아이디어는 청도 신도마을에서 얻었고 최우수 사례는 포항 문성마을이 최초로 뽑혔다. 경북은 새마을운동의 본향. 이는 UN 개발정상회의에서 빈곤 종식을 위한 핵심 모델로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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