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14번째 무력시위…“안보리 결의 위반”

북한이 4일 낮 12시 3분께 평양 순안에서 동해 쪽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6일 앞둔 시점에 올해 들어 14번째 무력시위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탄도미사일의 비행거리 약 470㎞, 고도는 약 780㎞였다. 최고속도는 마하 11로 포착됐다. 일본 방위성은 비행거리는 약 500㎞, 최고고도 약 800㎞로 날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비행거리 등으로 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ㆍ사거리 5500㎞ 이상)에는 못 미친다.

이와 관련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쏜 미사일 종류와 관련, “ICBM일 수도 있는데 그보다 사거리가 좀 짧은 것일 수도 있다”며 “정확한 미사일 종류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연료를 덜 채우는 방식으로 사거리를 줄여 ICBM인 화성-15형이나 화성-17형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군 관계자는 “한·미가 북한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하고 대비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의 사전 징후를 포착해 발사 시간에 즈음해서 동해에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하는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을 보내 면밀히 감시했다.

북한의 이날 발사는 새 정부 출범과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의 고강도 연쇄 도발에 나서는 예고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열병식 연설에서 “핵무기를 근본이익 침탈 시도에도 사용하겠다”며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첫 도발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종섭 후보자는 이번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 맞다”고 했고,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위협 행위”라고 비난했다.

청와대도 이날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하면서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 요구에 배치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은 한반도와 지역,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와 외교의 길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냈다. .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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