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국립영천호국원장
이상순 국립영천호국원장

6월은 신록의 계절이다. 자연이 주는 선물 덕분에 호국원의 묘역은 푸른 잔디로 옷을 갈아입었고 지천에 아름다운 꽃과 어우러져 묘역을 더없이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2년 동안 코로나19로 뜸했던 가족단위 참배객들도 모처럼의 이야기꽃을 피우며, 지금의 순간을 즐기는 모습이다. 학생들과 기업체 봉사단에서도 호국원을 방문하여 묘역주변의 흩어러진 꽃도 정리하고 비석도 닦으면서 호국영웅들과 마주하고 있다. 그래, 이것이 제대로 된 일상이구나 싶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평화로운 시간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일제에게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맞서 싸운 독립운동가, 6·25전쟁의 참화속에서 나라를 지켜낸 참전유공자, 북한 경비정의 선제 기습포격에 맞서 싸운 제2연평해전 등 끊임없는 침략에도 불구하고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만들어진 소중한 평화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에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기조 아래 국가에 대한 희생과 헌신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국정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의 마지막을 더 품격있게 예우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기 위해 국립묘지 관리운영 종합대책을 마련하였고, 이를 통해 국민이 선열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괴산호국원에 조성된 자연 친화적 자연장을 대전현충원을 포함한 6개 국립묘지에도 추가로 조성해 안장방식에 대한 유족들의 선택권을 높이기로 했다. 영천호국원은 올해 말까지 자연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11개 국립묘지별로 상이한 업무방식을 대전현충원 중심으로 표준화해 안장서비스의 품질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국립묘지에 정보화 기술을 접목해 위성항법시스템(GPS) 기반의 ‘안장자 위치 찾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국립묘지 누리집 ‘안장자 위치 찾기’에서 안장자 이름을 입력하면 입구에서부터 묘역까지 자세한 길 찾기를 통해 묘소를 쉽게 확인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포털과의 연계를 통해 개인 휴대전화로 출발지부터 개별묘역까지 자세히 안내하는 서비스를 통해 참배객들이 묘역을 방문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또한 국가는 이분들의 마지막 예우를 다하기 위해 국립묘지 확충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국립영천호국원에서도 만장을 대비해서 안장능력 추가 확충을 위하여 2024년말 완공을 목표로 제3충령당(봉안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대구·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부산과 울산 등 경남권 국가유공자분들이 안장되어 계신 데, 현재 안장여력이 얼마 남지 않아 추가 충령당 건립이 시급한 실정으로 국립묘지 이미지에 걸맞게 품격 있는 충령당 조성을 위해 노력 중이다.

6월 호국보훈의 달 국립영천호국원에서는 현충선양활동을 통해 호국영령들의 충의와 위훈을 기리고 그분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바람개비 태극기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마음을 표현하고, 동영상을 찍어 SNS에 올려보고, 무연고 묘소를 찾아 태극기도 꽂고 비석도 깨끗하게 닦아드리면서 자연스레 호국영웅의 이름을 불러본다. ‘6·25전쟁에 참전하신 분이시네. 이 분은 화랑무공훈장도 받으셨네. 가족이 없어 혼자 쓸쓸하시겠다.’ 그러면서 마음을 담아본다.

국가유공자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고마움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해 보는 알찬 시간이기에 호국보훈의 달 의미를 되새기며 가까운 국립묘지 방문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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