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에 끌려나가는 경찰26일 오전 서울 세종로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열린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 시위대가 진압과정 중에 고립된 경찰을 끌어내고 있다.(연합)

KBS 황정민 아나운서가 라디오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의 촛불집회 관련 발언을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황 아나운서는 26일 오전 자신이 진행하는 KBS 2FM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에 대해 "국민들이 안심할 때까지 고시를 연기하겠다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일이 진행돼 시위대가 흥분했다"며 "경찰의 물대포야 기대한 게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시위대의 과격해진 모습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새로운 시위문화다 뭐다 보도했던 외신들이 이제 다시 '그럼 그렇지'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1천여 건이 넘는 글이 오르며 논란이 벌어졌다.

네티즌들은 "신중하지 못한 발언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사람들이 무슨 심정으로 거리에 나와 두 달 가까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이해는 하고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반면 "나와 다르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그만해야 한다"면서 "촛불집회에 여러 번 참석했지만 점점 정치화되는 것이 아쉬웠다"고 황정민 아나운서를 옹호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논란이 일자 황정민 아나운서는 이날 방송 도중 청취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오늘 오프닝을 듣고 마음이 불편하셨을 분들이 많으셨을 거라 생각된다"면서 "집회를 보면서 정말 가슴 아팠고 끝까지 평화적으로 마무리됐으면, 다치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경찰의 진압이 계속될수록 걱정스럽고 시민들이 더 다치실까 염려하는 마음에 드린 말씀이었는데 신중하지 못한 멘트였다는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의 박정연 PD는 "촛불시위의 폭력적인 모습에 실망했다는 뜻이 아니라 걱정하고 염려하는 말이었는데 생방송 중 의도와 달리 잘못 전달됐다"면서 "일단 오늘 방송에서 사과했으며 내일 다시 한번 방송을 통해 사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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