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롭고 끝없는 음악 넓은 바다 같은 나의 길"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 석사·최고연주자 과정 마쳐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포항 출신 성악가 최지나 씨.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포항 출신 성악가 최지나(33·메조소프라노)씨가 여름휴가를 맞아 고향 포항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다. 최 씨는 포항동부초등학교와 환호여중, 포항예고를 졸업 후 한양대를 거쳐 현재 독일 포르츠하임 극장 전속 솔리스트 등 전문 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다. 24일, 포항시 북구 양덕동의 한 카페에서 최지나씨를 만나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들었다.

△성악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면 항상 마이크를 놓지 않는 스타일이었지요. 어릴 때 굉장히 통통했는데도 앞에 나가서 치어리더처럼 춤추고 어울리는 것을 퍽 좋아했어요. 그래서 자연스레 가수의 꿈을 갖게 됐고, 어머니께서 “성악을 배우면 어떻겠니?”라는 권유로 성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성악 시작 이후 어떤 과정을 거쳤나.

-중학교 3학년 때 성악을 시작해 포항예술고등학교와 한양대를 거쳐서 독일 만하임 국립음대에서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쳤습니다.

△독일 생활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외국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다 겪는 일이겠지만 우선 언어와 문화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저는 너무 감사하게도 독일에 가자마자 학교에 붙었어요. 그래서 학업을 시작하게 됐는데 언어가 제대로 준비되지 않아서 수업을 이수한 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악바리처럼 남들보다 조금 더 부지런하고, 바쁘게 보냈던 것 같아요. 그런 힘든 시간을 통해서 제가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던 것 같습니다.

24일 포항 장량동 강군커피 오리지널스에서 독일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포항 출신 성악가 최지나 씨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백종훈 기자

△독일에서 어떤 공연에 참여했는지.

-공연을 많이 했어요. 학교에서도 오페라 작품을 2개 올렸었고, 졸업하고 처음으로 공연했던 작품이 오페레타 ‘박쥐’라는 작품입니다. 이후 오라토리오나 리트, 가곡 등 여러 연주회도 참여했습니다.

△독일에 가장 기억에서 남는 공연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포르츠하임 극장에 취직해 처음으로 올린 무대였어요. 베르디의 ‘리골레토’였는데 제가 평소에도 그 작품을 너무 해보고 싶었고, 굉장히 기대도 많이 했고, 그래서 무척 설레기도 했습니다. 첫 데뷔 작품이다 보니까 잘하고 싶은 욕심에 너무 긴장한 나머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연주를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팬과 대중의 소통은 어떻게.

-독일에서 가수와 대중과의 관계는 굉장히 가까운 거 같아요. 한번은 포르츠하임 극장에서 유튜브를 올려주는데 제가 노래하는 영상마다 응원의 댓글이 올라오더라고요. 그래서 ‘아! 누구지?’ 기대하고 찾아봤는데 알고 봤더니 저의 이웃 주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재밌기도 하고, 마음이 굉장히 든든했습니다. “우리가 서로 모습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지만, 이렇게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면서 굉장히 뿌듯하고 힘이 됐어요. 그래서 제가 지나치며 마주칠 때마다 인사하면서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이렇게 항상 인사하고 가깝게 지내고 있습니다.
 

독일 포르츠하임 극장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지나(왼쪽)씨. 최지나씨 제공

△성악 하면서 가장 뿌듯했던 적은.

-노래를 했을 때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을 때 마음 뿌듯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냥 노래했는데, 물론 감동을 전하려 노래를 하지만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당신의 노래를 통해서 정말 오늘 너무 위로받았다”라고 메시지를 전해 줄 때 “아 진짜 내가 노래하길 잘했구나. 내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뿌듯했습니다.

△최지나가 생각하는 음악 세계는.

-제가 생각하는 음악은 마치 넓은 바다 같아요. 저희가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면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부드럽고 조용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다가오잖아요. 그렇듯이 음악도 항상 저의 곁에서 일렁이는 것 같아요. 항상 새롭고 아름다운 음악을 찾기 위해서 끝이 없는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게 음악인 것 같아요.

△귀국 계획은.

-항상 한국에 오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 좋은 기회만 있다면 언제든 올 마음이 있고, 지금은 최대한 제가 독일에서 할 수 있는 많은 커리어를 쌓아서 한국으로 꼭 귀국할 예정입니다.


△국내 무대에서 언제 만날 수 있나.

-8월 26일 오후 7시 30분 전북 전주 문화공간 이룸에서 ‘클래식의 밤’이라는 주제로 3명의 다른 연주자들과 함께 1부는 피아노 듀오, 2부 가곡과 아리아로 찾아뵙게 됐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에서도 독일에서 더 좋고 다양한 작품으로 공연 할 예정입니다. 유럽에서도 기회가 된다면 더 큰 극장에서 또 다른 곳에서도 연주했으면 좋겠고, 앞으로 한국에서도 포항을 비롯한 다양한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성악이란.

-제 삶이죠. 떼려야 뗄 수 없고요. 저를 살아가게 해 주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많은 사람에게 제 노래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많고, 목소리로 유일하게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아름다운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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