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중고차업계 "침수차 유통 타 지역서 주로 이뤄져" 선 긋기
보험사 미매입 차 특수사고이력 조회 불가능…소비자 주의 요구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경북 포항시 지역의 침수차량들이 실내체육관 주차장에 옮겨져 있다.경북일보DB
제11호 태풍 ‘힌남노’ 이후 포항지역 등에 대규모 침수차량이 발생함에 따라 중고자동차시장 가격 변동에 대해 소비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급격한 가격 상승 폭은 없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지만, 예전과는 다른 중고차 수요 등에 비춰 체감 가격이 올랐다는 소비자 반응도 나온다.

침수차량의 시장 유통 가능성도 존재하기에 소비자들의 주의 또한 요구된다.

6일 포항시와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로 인해 침수된 포항지역 차량 대수는 총 8463대다.

시는 이들 침수차량의 임시 보관을 위해 포항종합운동장 주차장(2228면)을 지정했지만, 한계를 이미 넘어 형산강 둔치 등으로 보관 장소를 확대했다.

침수차량은 크게, 자차보험에 가입됐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자차보험에 가입된 경우에는 보험사로부터 차주가 보험가액을 지급 받고 차량을 다시 보험사로 넘긴다. 보험사로 회수된 차량들이 남게 되는 셈이다.

보험 미가입 경우, 차주로선 폐차(통상 40만원 정도 보상) 또는 중고차 딜러 등에 의한 차량 매입 등으로 선택지가 나뉜다.

후자를 선택하게 되면 침수차량은 숙달된 정비 전문가들에 수리 및 정비를 거치게 된다.

익명의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보험사 매입과는 다르게 침수차량 표기 및 구분이 잘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겉으로만 보면 거의 새차와 다름없이 완벽한 정비가 이뤄지기에 일반인들로서는 구분이 어렵다”라고 귀띔했다.

반면, 보험사에 매입되면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를 통해 특수사고 이력인 전손·침수·도난 중에 표기되고 기록 조회가 가능하다.

보험사 매입이 아닌 침수차량의 유통은 포항지역이 아닌 ‘수원’과 ‘용인’에 주로 이뤄진다고 한다. 이들 지역에 이러한 유통시장이 잘 구축돼 형성됐다는 것.

이에 업계는 해당 지역이 아닌 포항지역의 중고차 가격 변동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설명한다.

다만, 예전에는 자동차의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연식이 조금이라도 오래되면 녹이 스는 등 문제 발생이 많았지만 최근 10년 전부터 자동차 내구성이 향상되면서 중고차 시장의 확대와 함께 가격 형성대 전반도 높아졌다고 한다.

중고차시장에서는 그만큼 수요가 늘었기에 자연적 가격 형성이 이뤄진 셈이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신차와 비해 크게 저렴하지 않은 중고차 가격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한다.

근본적인 중고차 시세 형성 원인을 살펴보면, 우선 현재 자동차 생산회사인 기아·현대 등의 신차 공급 시스템이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통상 5년 주기로 신차 모델이 나오지만, 기존 모델들의 차량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있다.

자동차 주문을 하더라도 1년 반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고 기존 모델의 생산라인 유지 안정성도 기업 입장에선 중요하기에 부담이 큰 신차 모델의 회전율을 올릴 필요가 사실상 줄어드는 것.

기업에서는 신차 모델 연구는 하지만 실제 생산을 위한 기획팀의 프로젝트 단계에서는 실패 여부에 따라 관련 이사 등이 책임을 져야 하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정설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및 전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자동차 부품 수급이 더딘 것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제반 사정과 함께, 중고차 시장 역시 엔카와 K-car 등 대형 유통업체가 다수 장악하고 있어서 지역별로 불균등한 가격 변동이 어렵다는 업계 분석도 나온다.

이미 이들 업체의 모바일앱 등을 통해 차량 모델과 연식에 따른 가격이 모두 공개돼 있어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선택을 받기 때문.

부가적으로, 포항 중고차 시장의 가격 상승폭이 급격해지면 1시간 정도 거리인 대구 자동차 시장으로 수요도 몰리기에 이로 인한 균형도 맞춰진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구 자동차 시장은 예전에 비하면 다소 위축됐지만, 여전히 전통적으로 중고차 시장에 큰 영향력을 주는 전국구 시장”이라며 “최근 들어 경기도 자동차 시장이 많은 인구에 따라 급성장 추세지만 인구 비례 자동차 보유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부산 자동차 시장도 대구 자동차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 넘어서질 못한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라고 말했다.

한편, K-car 등은 자체 직영점에 대해 태풍 ‘힌남노’ 침수차량 피해로 인한 일시적인 영업 중단을 했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