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든 데 일등공신은 추미애 전 법무장관 이라는 데 이의를 달 국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장관급인 검찰총장을 법무부장관의 부하라고 일갈하며 검찰총장의 직무를 중지시키고 검사 인사에서 패싱을 하는 등 갖은 횡포에도 꿈쩍 않고 총장직을 버텨낸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많은 국민들은 당시 열광했다. 한마디로 그의 뚝심과 배짱에 ‘광팬’이 된 것이다. 그 윤 총장의 복심(腹心)으로 알려진 한동훈 법무장관도 윤 전 검찰총장과 마찬가지로 추미애 전 장관과 박범계 전 법무장관 때 4차례에 걸친 좌천성 인사를 당하면서도 와신상담으로 버터 낸 결과 자신을 핍박했던 전임자들의 그 ‘법무장관’ 자리에 올랐다. 그런 그에 대한 요즘 세간의 관심은 식을 줄을 모른다. 차기 대선주자를 꼽는 여론조사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 동안 언론에 그의 이름이 가장 많이 올려졌고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법사위 국감장은 취재진이 100명이 넘게 몰려들었고 한 장관의 발언이 신문과 TV를 장식했다. 그의 말투와 논리가 시원한 ‘사이다’ 발언이라는데 국민들은 공감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김의겸 의원과의 설전이 대표적이다. 지난 24일 국회 법사위원회 국정 감사장에서 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한 장관에게 “지난 7월 19일 혹은 20일 청담동 고급카페서 한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김앤장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30여명 등과 어울려 심야에 음주가무를 즐기지 않았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 장관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장관직을 걸겠다”며 반발했다. 그는 김 의원에게 “의원님은 뭘 걸겠느냐”고 반문하며 “국감에서 저런 지라시 수준도 되지 않는 걸 가지고 국무위원을 모욕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 설전의 파장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한 장관은 김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감 동안 김 의원과 사사건건 부딪쳤다. 지난 10일 김 의원이 국감장에서 한 장관이 지난 6월 29일 미국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한 장관의 미국 출장은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등장하는 사건을 수사할 목적이었다”고 주장하자 한 장관이 “(김 의원이) 지금 범죄 신고나 고발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나중에 범죄가 드러나도 수사하지 말라고 미리 복선을 깔아 두시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받아쳤다. 또 그가 장관 후보 시절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에 대해 “이 법안이 통과되면 피해를 보는 건 오로지 힘없는 국민들 뿐이다.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민주당)이렇게 명분 없는 야반도주까지 벌여야 하는지 국민들이 궁금해하실 것”이라고 한 발언이 화제가 됐다.

현재 한 장관의 팬클럽은 1만명 규모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그의 발언과 패션 등이 항상 화제에 오른다. 최근 서울의 투나미스라는 출판사가 한 장관의 주요 발언을 담은 ‘한동훈 스피치’라는 책 출간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 비용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일주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가 100만을 넘어섰고 모금된 돈도 당초 목표액의 10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49살 한동훈 장관의 인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는 법조계서도 ‘정의로운 검사’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4학년 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최연소 검사장에다 최연소 법무장관까지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주로 특수부 검사로 근무하면서 ‘조선 제일검(劒)’이란 별명이 붙여졌다. 별명대로 한번 수사를 하면 끝을 보고 주위의 어떤 사람으로부터도 그에겐 청탁은 금물이다. 지난 5월 게재된 장관 취임식 영상은 조회 수가 지금까지 160만회가 넘었다. 이런 인기도에 그에겐 정계 입문설과 총선 차출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이 ‘별의 순간을 잡는 정치 지도자’가 되려면 ‘싸움꾼’의 이미지를 벗고 덕후자(德厚者)의 심상과 진중한 행동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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