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지난 자료 바탕 조사…장애인 단체 많아 편중 운영 불가능"

저상버스 배차가 미흡한 노선 현황. 감사원 제공
대구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가 특정 노선이나 시간에 편중 운행돼 개선이 필요하다는 감사원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감사원이 과거 기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 부정확한 결과라며 현재 저상버스 배차 운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올해 1월 21일까지 20일간 국토교통부를 대상으로 감사한 ‘교통약자 등의 이동 편의제도 운영실태’ 감사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3일 감사원 자료와 교통약자법(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르면, 노선버스 운송사업자(이하 운송사업자)는 교통약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버스와 저상버스의 배차순서를 적절히 편성해야 한다.

국토부는 교통약자의 만족도와 이동 편의 증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실태조사 해야 한다.

여기에 지방자치단체는 운송사업자에게 안전운송 확보와 서비스 향상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해 8월 기준 국토부와 대구·서울·인천·부산 등 4개 광역자치단체가 저상버스 보급에만 초점을 두고, 배차노선과 배차간격 등 운행상황을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대구지역 저상버스 운행 가능 노선을 2개 이상 운영하면서 저상버스를 보유한 25개 운송사업자의 61개 노선을 분석했다.

그 결과, 13개 버스 운송사업자가 15개 노선에 저상버스를 배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역 한 운송사업자는 8개 노선 중 A노선에 전체 버스 대수 대비 73.3%의 비율로 저상버스를 배차한 반면, B노선(33.3%)과 C노선(16.7%), D노선(25.0%)에는 적은 비율로 저상버스를 배차하는 등 한 노선에 저상버스를 집중 배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해 총 15개 운송사업자가 21개 노선에 대해 저상버스를 편중되게 배차했다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감사원은 또 저상버스를 배차했지만, 배차간격이 일정하지 않은 곳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대구 한 시내버스 노선에서는 저상버스를 균등 배차하지 않아 실제 대기 시간이 131분 소요됐다는 것이다.

감사원 분석에서 저상버스를 균등 배차할 경우 대기시간은 36∼48분으로 산출됐다. 균등 배차에 따라 약 3배에 달하는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셈이다.

감사원은 이어 저상버스가 편중 배차되고 배차간격이 길어지면서 교통약자가 편리하게 이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토부가 노선별로 저상버스를 적정하게 배차하고, 일반버스와 저상버스의 배차순서가 적절히 편성될 수 있도록 실태조사에서 운행현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저상버스 도입률 목표치를 달성한 상태라며 시내버스 전면 저상화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저상버스 편중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시 관계자는 “고가도로 등 안전 문제로 저상버스 투입이 불가한 노선 8개를 제외한 119개 노선에 저상버스가 투입되고 있다”면서 “감사원이 지난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장애인 단체가 많아 편중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오히려 이동편의증진법 개정에 따라 내년도에는 저상버스가 추가도입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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