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곳곳에 일제강점기 때 건설하다 해방을 맞이하며 중단된 동해남부선 폐터널과 군사시설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동굴들이 버려진 듯 방치돼있습니다.

일제강점기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아픈 역사지만, 가치가 있는 장소들에 대해서는 역사교육장과 대피소 등으로 활용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특히 포항시는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폐터널과 인공동굴 현황은 물론 근현대사 관련 유적 등 학술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인터뷰> 포항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일제강점기, 개항기 때 만들어진 그 시설들은 잔재해 있다고는 하는데, 저희 쪽에서 본격적으로 학술조사를 진행한다던가, 이런 것들은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고…”

인공동굴과 폐터널들은 찾기조차 쉽지가 않습니다.

풀과 나무들이 우거져 진입조차 어려워 마을에서 오랫동안 거주한 주민이 아니면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성된 폐터널 일부는 6.25전쟁 당시 터널에 숨어있던 인민군을 향해 연합군이 폭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역사교육장 등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지만 방치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이건수 / 인근 마을 이장
"(6.25전쟁 때) 연합군에서 폭격을 했습니다. 그래서 입구가 많이 망가져있는데, 현 상태로 방치해서 놔두는 것 보다도 좀 잘 활용해서 지방정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방향으로 추진을 하면 아주 좋고…"


전문가들은 “일제강점기 당시 흔적을 역사교육 현장으로 탈바꿈해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이영률 / 포항문화역사길라잡이 운영위원
"우리 문화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기 때문에 역사문화 전시관을 만들 수도 있고, 또는 전쟁 시에 대피소로도 활용할 수 있고, 재난 때도 역시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청도 와인터널과 울산 태화강 동굴피아 등 국내 다른 지자체들은 이를 활용해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포항시가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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