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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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등골이 짜르르했다 제대로 내통했다
삭신이 쑤셨다 내통의 댓가다
은밀한 만큼 통증은 진하고 달았다
나는 지불하는 중이었다
나를 구한 몸이 나를 끙끙 앓았다
약을 먹고 아편 같은 몇 밤을 보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너는 흔적 없었다
쪽지 한 장 남기지 않았다
혹독하게 앓고 난 뒤였다
들통난 나의 행방이 묘연했다
꺼슬한 수염만이 유일한 단서였다
너와 내통한 사흘 동안이었다

[감상] 지난주는 내내 앓았다. 몸이 오슬오슬 춥고 떨리는 증세가 있더니 목이 잠기고 코가 막혔다. 머리에는 전기자극처럼 두통이 왔고, 온몸이 아리고 욱신욱신했다. 병원에 갔더니 코로나와 독감 검사를 받자고 한다.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 집으로 돌아와 내리 12시간을 잤다. 겨울만 되면 꼭 이렇게 “너라는 벼락을” 맞는다. “내통의 댓가”는 혹독하다. 성적, 강의, 글쓰기…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아무것도 못 하고 사흘을 보냈다. 돌이켜보니 오롯이 “너와 내통한 사흘”이었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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