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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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중략)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감상] 올해 버킷리스트 중에 ‘다대포 노을 보기’가 있다.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어느덧 12월 중순이 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포항으로 이사와 줄곧 바닷가를 끼고 살았다. 영일대와 송도해수욕장에서 모래성을 쌓고 조개를 잡아 구워 먹기도 했다. 감수성 예민하던 학창 시절에는 김남조 시인의 시를 외며 겨울 바다를 걷기도 했다.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는 겨울 바다에 “인고의 물이” 기둥을 이루었다고 한다. 얼마나 더 아프고 잃어버려야 저 아름다운 “기둥”을 볼 수 있을까. 다대포에서 나는 무엇을 보게 될까?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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