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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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날개 다친 그녀를 위해
머나먼 고향 행을 포기한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 그는
수차례 온 힘으로 하늘로 날아오르며
그녀의
고향 동행을 유혹했지만,
끝내
하늘로 비상하지 못한다
시베리아 그 머나먼 길
아득한 2억만 킬로의 구름 길 고향 길
단호하게 그는
고향 길 행을 포기한다 상처 입은 그녀를 위해

아름답구나
거짓말 같은 그대들 사랑
사랑을 위해 영혼을 바쳐 사랑하는
지순한 생애여

오늘 밤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 야생 숲
숲 언저리, 은은한 달무리 사무치겠다.

[감상] 시인은 아마도 「재두루미 부부」라는 다큐를 감명 깊게 본 모양이다. ‘어느 재두루미 부부’라는 부제가 달렸다. '날개에 깊은 상처 입은 그녀'를 두고 차마 떠날 수 없어 그도 고향행을 포기하고 그녀 곁에 머무르기로 한 모양이다. 거짓말과 배신이 판치는 인간의 내로남불에 비하면 재두루미 부부의 “거짓말 같은 그대들 사랑”은 지순하고 은은하고 달무리처럼 사무치는 먼 곳의 이야기다. 아름답구나, 재두루미 부부여!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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