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올해도 저를 고통의 방법으로 사랑해주세요
저를 사랑하시는 방법이 고통의 방법이라는 것을
결코 잊지 않도록 해주세요
그렇지만 올해도 견딜 수 없는 고통은 허락하지 마소서

올해도 저를 쓰러뜨려주세요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쓰러뜨리신다는 것을 이제 아오니
올해도 저를 거침없이 쓰러뜨려주세요
그렇지만 다시 일어날 수 없을 정도로 쓰러뜨리지는 말아주소서

올해도 저를 분노에 떨지 않게 해주세요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
기도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세요
그렇지만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정도로
억울한 일은 당하지 않게 하소서

올해도 저에게 상처를 준 자들을 용서하게 해주세요
용서할 수 없어도 미워하지는 않게 해주세요
그렇지만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받지 않게 해주소서
무엇보다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감상] 2022년 임인년(壬寅年)이 하루 남았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 살아줘서 고맙다고, 내년에도 씩씩하게 함께 살아가자고. <아침 시단>을 아껴준 독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시인 김현욱>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