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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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몸을 풀고 싶다고,
환히 웃으며 왔다

어제 떠난 사람의 혼령 같은
새 사람이 왔다
삼백예순다섯 사람이 들이닥쳤다
얼굴은 차차 익혀나가기로 하고
다 들이었다
같이 살기로 했다
무얼 머뭇거리느냐고 빈집이
굶주린 귀신처럼 속삭여서였다

[감상] 2022년 임인(壬寅)이 저물고 2023년 계묘(癸卯)년이 밝았다. 한 해가 바뀌는 기준이 동지(冬至)냐 입춘(立春)이냐, 역술가들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전국의 해맞이명소에 인파가 몰린 걸 보니, 대중들은 1월 1일을 “모든 날의 어미”, “새 사람”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모쪼록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저마다 잘 품고 돌보며 올해도 즐겁게 정겹게 살아가면 좋겠다.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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