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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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의 캔버스,

신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의 발성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내 영혼의 현(絃)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감상] “1월이 색깔이라면”, “1월이 음악이라면”, “1월이 말씀이라면” 시구를 보고 나는 반사적으로 궁리 중이다. 이 시를 가지고 아이들과 어떻게 시 놀이를 할까. ‘엄마가 색깔이라면? 친구가 음악이라면? 할머니가 말씀이라면?’ 올 초부터 <저절로 시(詩)가 써지는 시 놀이> 책 원고를 쓰는 중이다. 시 쓰기를 막막해하는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달력을 보니 ‘신의 흰색 캔버스, 속삭이는 저음, 부드러운 육성, 눈부신 함성의 1월’이 재깍재깍 간다. 일어나라! <시인 김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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