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2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신을 맞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를 찾아 음식과 선물을 전달하기 위한 준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조기, 잡채, 갈비, 굴, 간장게장, 과일 등 전국에서 온 30여 가지 음식이 대구에 모였다. 지난해 3월 24일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사저에 입주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71번째 생일잔치가 열리면서다.

2일 오전 9시 40분께 사저 앞은 박 전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려는 200여 명의 보수단체 회원으로 북적였다. 이날 생일잔치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과 명예회복을 기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인천에서 온 우리공화당 당원 김영미(60·여)씨는 박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맞는 첫 생일잔치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새벽 4시께 대구에 도착한 그는 지난 4년간 박 전 대통령의 생일잔치에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대통령이 수감 됐던 서울 구치소 ‘서청대(서쪽 청와대)’와 입원 중 병원 밖에서 열린 생일잔치에 모두 참석했다”며 “대통령이 자유의 몸이 돼 사저에서 맞는 첫 생일이라 의미가 남다르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한 “100세 시대인 만큼 대통령이 여생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화합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의 명예를 꼭 회복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한 구심적 역할을 자처한 황교안 전 총리와 아내 최지영씨가 오자 본격적으로 생일잔치가 시작됐다.

앞서 황 전 총리는 지난달 30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생일잔치를 예고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생일잔치를 주최한 ‘박근혜 대통령 명예회복 운동본부’의 중앙회장직을 맡고 있다.

보수단체 회원과 인사를 나눈 뒤 황 전 총리는 생일상이 준비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저 인근의 한 건물 안에 들어서자 상다리가 부러질 듯 푸짐하게 차려진 생일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2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생신을 맞아 대구 달성군 유가읍 사저를 찾아 음식과 선물을 전달한 후 박 전 대통령의 사진액자를 들고 서 있다. 정훈진 기자 jhj131@kyongbuk.com

황 전 총리는 생일상에 들어갈 음식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등 진두지휘에 나섰다.

이날 생일상에 들어갈 음식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단체인 박근혜 대통령 명예회복 운동본부와 독도수호문화예술협회가 마련했다.

이들 단체에 소속된 전국 각지 회원이 전날 음식을 준비해 가져온 것이다.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이 오랜 옥고를 치러 여태껏 생일상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날 생일상은 박 전 대통령을 사랑하는 국민의 마음이 담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과 완전한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은 어느 역대 정부가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냈다”며 “박 전 대통령의 꿈을 현실로 이루고 자유 대한민국과 시장 경제가 살아서 숨 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박 전 대통령의 완전한 명예회복”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결코 물러설 수 없다”면서 “동지들과 힘을 모아 대통령이 펼치고자 했던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부연했다.

황 전 총리는 보수단체 회원과 음식을 들고 사저로 향했지만, 진입로를 지키던 대통령경호처의 제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끝내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경호처 직원들이 30여 가지 음식과 케이크 등을 대신 받아 사저로 옮겼다.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무산됐지만 황 전 총리와 보수단체 회원들은 생일축하 노래와 축시를 낭송하는 등 행사를 이어갔다.

육영수 여사의 운구차에 걸린 초상화를 그렸다고 밝힌 이규용(69) 독도수호문화예술협회 총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무 죄 없이 옥고를 치른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애국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도 건강을 빨리 회복해 활기찬 모습으로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생일잔치에 이어 올해 4월 구미에서 5000여 명이 참석하는 박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을 위한 범국민 행사를 대대적으로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사저를 찾았으나 마찬가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도 당원과 생일잔치를 열었으나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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