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우주는 한없이 광활하다. 그 한계가 있는지 혹은 없는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도 우주는 계속 팽창 중이다. ‘프록시마 센타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 물론 태양을 제외하고 그러하다. 그곳에 가는 시간을 가늠하면 공간의 규모가 실감난다. 고속버스로 무려 5000만 년이 걸린다.

우주엔 수십억 개의 은하가 존재한다. 지구가 속한 우리 은하엔 항성 4000억 개가 광대한 범위에 널렸다. 지구와 비슷한 행성도 수십억 개로 추정한다. 고대사회는 우주에 대한 관념이 동일했다.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과 달을 비롯한 다른 천체가 그 주변을 돈다고 여겼다. 그리스 철학자는 이런 견해를 정립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는 이를 완벽한 동심원 모형으로 만들었다. 가장 바깥에 놓은 ‘제1 운동자’는 훗날 전능한 하느님을 뜻하면서 교회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이는 수학자 프톨레마이오스의 주장과 결합해 천체를 바라보는 통념으로 굳어졌다. 이와 다른 이론은 기독교 하느님이 창조한 세계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됐다. 태양 중심 우주 개념을 발표한 코페르니쿠스는 루터가 분노할까 두려워했다. 이를 옹호한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에 세워졌고 입장을 철회했다.

우주는 16세기 코페르니쿠스부터 브라헤·케플러·갈릴레이·뉴턴을 거쳐 20세기 아인슈타인 덕분에 확장됐다. 45억 년 전에 탄생한 태양계는 8개 행성으로 이뤄졌다. 이들 행성은 태양 주위를 돌던 먼지 입자에서 시작됐다. 이 입자는 서로 충돌해 합치거나 분리되는 오랜 과정을 거쳐 오늘날 8개 행성만 안정을 유지한 것이다.

그중 화성과 목성 사이엔 소행성대가 있다. 엄청난 우주 잔해가 소행성 형태로 떠돈다. 크기와 모양은 달의 4분의 1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철과 니켈로 구성된 소행성도 무수히 많다. 또한 희토류 금속도 풍부하다. 작금 인구 증가와 자원 감소에 직면한 인류가 눈독을 들일 만하다.

현재 개발된 기술로 소행성은 진행 방향 변경이 가능하다. 이를 지구로 끌어와서 자원을 채취하는 방식. 물론 자칫 잘못해 지구로 추락하면 치명적 피해가 초래된다. 아득한 옛적에 생긴 수성 표면의 충돌 상처는 우주를 떠도는 물체가 지구에 떨어질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 떠올린다. 경남 합천엔 한반도 유일 운석 충돌구가 있다. 그게 도심을 덮쳤다면 아수라장이 됐을 것이다.

실제로 몇몇 기업체는 소행성 채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름 수십 미터 작은 소행성은 금속 매장량 가치가 수조 원에 달한다. 문자 그대로 초대박 프로젝트. 우주의 철을 채굴해 지구에 판매할 계획인 ‘플래니터리 리소스’와 ‘딥스페이스 인더스트리’는 대표적 스타트업 기업이다.

영화 ‘아마겟돈’은 지구와 소행성 충돌을 막기 위한 사투를 다룬다. 돌진해 오는 소행성에 올라 구멍을 뚫고 폭탄을 설치해 터뜨리는 내용. 결코 허황한 각본이 아니다. 사실 우주는 점점 위험해진다. 특히 지구상 저궤도가 한층 심하다.

언젠가 미국과 러시아 통신위성이 시베리아 상공에서 충돌했다. 이는 최초로 우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각국은 우주 쓰레기를 치우고자 고민한다. 일본의 전기 채찍과 중국의 로봇팔 그리고 영국은 그물과 작살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근래 한반도에 우주 위험 경보가 발령됐다. 다행히 날벼락은 면했으나 새삼 우주를 사색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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