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작금 인류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지는 심해와 우주다. 물론 과학기술 진보로 상당한 진척을 이룬 상태다. 바다는 우주와 다르다. 유형의 공간이자 모든 나라가 직간접적 이해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새로운 전쟁은 은밀한 바닷속에서 벌어질 것이라고도 말한다. 바다엔 산맥과 화산과 폭포가 숨겨졌다. 가장 깊은 심해인 마리아나 해구는 그 깊이가 1만 미터를 훌쩍 넘는다.

오늘날 우주는 진정한 프런티어로 변했다. 원주민과 소유자가 없기에 접근이 자유롭다. 한국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가 우주 개척에 참여한다. 우주 비행사는 고난도 직업군에 속한다. 조종 기술과 실험 수행을 위한 뛰어난 신체 능력과 명석한 두뇌 회전은 기본. 돌발 상황에 대처할 임기응변과 비좁은 공동생활을 감수할 사회성도 요구된다. 때론 암스트롱 같은 문학성도 필요하다.

우주여행은 인류에게 통찰을 제공한다. 인간들 티격태격 행태가 하찮아지고 지구촌 보전이 소중함을 깨닫는 것이다. 이런 자각 덕분에 환경 운동은 탄력을 얻는다. 아폴로가 찍은 ‘지구돋이’는 대표적 실례다. 미국 NASA 소속 윌리엄스는 최장기 우주 체류 비행사. 무려 534일간 우주에 머물렀다.

지구가 속한 태양계는 우주여행 후보지가 많지 않다. 가장 강력한 대상은 달과 화성. 달까진 며칠밖에 걸리지 않으나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반면 화성은 수개월이 걸리는 거리이나 지구와 여건이 비슷한 곳이다.

우주를 탐방하는 이유는 단순한 목적지 도착이 아니다. 그곳을 디딤돌로 삼아 다른 행성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달과 화성을 오가는 연료는 지구와 화성을 오가는 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다. 언젠가 우주에 전초기지가 건설되고 물자 운송이 원활해질 경우 비행기 탑승처럼 일상이 되리라 여긴다.

현재 인간이 영구 거주할 자원을 갖춘 행선지는 화성이 유일하다. 지구 지름의 절반 크기로 계절과 기후 그리고 협곡과 화산이 있다. 또한 대기가 옅으나 얼음 형태 물이 풍부하다. 알래스카 정도 햇빛을 받기에 온실 식물 재배도 가능하다. 미국은 달 표면 토양인 레골리스로 애기장대 씨앗 발아에 성공했다.

달은 지구가 가진 하나뿐인 위성이다. 그 앞면엔 고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바다’라 불리는 현무암 평원이 많다. 그중 ‘폭풍의 바다’가 제일 크다. 한반도 18배에 달한다. 근래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촬영해 공개한 곳이기도 하다. 달의 뒷면엔 수많은 충돌 크레이터가 있다.

달의 표면엔 수백 개에 달하는 분화구가 파였다. 이들은 제각각 명칭이 붙었다. 갈릴레오나 코페르니쿠스 같은 천문학자가 대다수. 그 가운데 울루그베그도 있다. 티무르 왕조 술탄이자 천문가. 그는 수도인 사마르칸트에 천문대를 세우고 천문표를 작성했다.

미국은 독립 군대 조직인 우주군을 운영한다. 부대 로고는 SF 시리즈 스타트랙과 유사하다. 마크는 ‘용자리’가 그려졌다. 북극성 주위를 돌며 변함없이 위치를 지키는 별이다. 또한 캐나다는 달에서 저지른 범죄를 자국 범행과 똑같이 간주해 처벌하는 내용으로 형법을 개정했다.

지난해 발사된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는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달의 궤도를 공전하며 각종 실험을 진행한다. 우정사업본부도 다누리 기념 우표를 발행한다는 소식. 이로써 우리는 세계 7번째 달 탐사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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