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이상식 포항지역위원회 위원·시인

기원전 4세기 활동한 철학자 플라톤은 저서 ‘국가’에서 언급했다. 지도자 교육에 필요한 과목으로 산술·기하학·음악 그리고 천문학을 포함해야 한다고. 또한 책의 마지막 부분에 우주를 묘사했다. 이는 양파 형태 모형이 처음 수록된 문헌. 우주는 중심이 똑같은 여러 구체로 이뤄졌다고 여겼다.

고대 문명은 신을 인격화하고 자연을 신격화했다. 결코 비합리적 사고는 아니다. 모르는 현상을 아는 사실과 유추하여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물론 중국과 메소아메리카도 행성 관측을 중시했다. 그들은 천체의 배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고대 사회에 점성술과 천문학이 발달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원전 1600년경 바빌론에서 가장 오래된 관측 기록이 작성됐다. 물론 오류가 많다. 태양계 행성 가운데 6개는 육안으로 쉽게 보인다. 고대인은 이 별들에 초자연적 힘을 부여했다. 천체는 문학과 예술에 영감을 주고 신화가 탄생하는 바탕이 되었다.

이탈리아어는 라틴어가 기원이다. 뛰어난 남자 배우는 ‘디보’라 하고 여자는 ‘디바’라 부른다. 이는 신과 같은 사람이란 뜻으로 별과도 관련됐다. 고대 로마인은 신에 버금가는 이는 죽어서 별이 된다고 믿었다. 중국 송나라 재상인 채경은 치열한 당쟁 와중에도 20년간 권력을 누렸다. 천체와 관련된 하늘의 이변을 이용한 점성술로 하야와 복귀를 거듭한 처세도 한 요인이었다.

고대에도 점성술이 가진 효력을 두고 논쟁이 있었다. 그리스 지리학자 프톨레마이오스는 그 정당성을 역설했고, 로마의 지식인 키케로는 이를 비판한 대표적 인물. 당시 그리스­로마 세계에 점성술이 널리 퍼진 반증이기도 하다. 현대 세계에서 점성술은 ‘의사 과학’으로 분류된다.

동심 가득한 시절 밤하늘 어둠을 보면서 부른 ‘반짝반짝 작은 별’이란 동요가 있다. 아련한 꿈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멜로디. 사실 별은 반짝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별빛은 지구의 대기층이 일그러뜨린 모습. 우리는 이를 별이 반짝인다고 표현한다. 또한 지금 밝게 빛나는 별은 이미 꺼져버린 별일 수도 있다. 별빛이 지구에 도달하기까지 수만 년이나 걸리는 경우도 생긴다.

별은 우주의 빅뱅으로 태어났다. 대폭발로 우주를 뒤덮은 먼지와 가스 연무가 은하를 형성했고 별과 성운이 나왔다. 성운은 먼지·수소·헬륨 등으로 구성된 구름. 죽은 별의 잔해이자 새 별을 만드는 재료다.

성운 속에 떠다니는 기체와 먼지가 모여 압력이 생성되면 별이 만들어진다. 갓 태어난 별은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애벌레 형상. 그 주위에 있는 먼지와 가스를 흡수해 점점 커진다. 대략 50억 년 후에 태양도 죽으면 행성상 성운이 된다. 우리 시야로 관찰 가능한 별은 2500개 정도다.

지구가 속한 은하는 5억 개의 별은 가졌다. 그 주변엔 25개 은하가 있다. 혜성은 가스 상태의 빛나는 꼬리를 가진 별이다. 옛날에 지구와 충돌해 공룡을 절멸시킨 주인공. 해왕성 너머 카이퍼 벨트엔 혜성이 무진장 널렸다. 그중 ‘핼리혜성’은 영국 천문학자 핼리의 이름에서 따왔다.

그는 뉴턴이 출간한 ‘원리’ 출판 비용을 부담했다. 과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서적. 조선 영조 시대 천문 보고서 ‘성변측후단자’엔 핼리혜성 관측 기록이 실렸다. 천문 관리가 25일간 살핀 내용으로 한국천문연구원이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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