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회화 작품·아카이브 자료 등 선보여
1950년대 일상 등 작가의 예술관 재조명

박원식
포항지역 사진예술사에 씨앗을 뿌린 인물로 평가 받는 고 박원식 작가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40여 년간 큐레이터로 활동 중인 박경숙 박경숙아트연구소장이 기획한 ‘소리 없는 선각자, 포항 근대 사진가-박원식展’이 24일부터 30일까지 포항시 꿈틀로 문화예술 창작지구 내 다락방미술관에서 열린다.

포항에서 사진협회가 일찍 결성하게 된 것은 고 박원식과 박영달의 공로로 풀이된다.

이 두 사람을 묶어 준 것은 6·25 한국전쟁이었다. 박원식이 6·25 전쟁으로 포항으로 피난을 오게 됐고, 생계를 위해 사진 DP점을 열었는데, 옆 가게가 바로 박영달이 운영하던 ‘청포도다방’이었다.

박원식1954년 作 해녀
박원식은 박영달과 함께 1954년 포항사우회와 1965년 포항사진협회를 창립했고, 1968년 제1회 한일친선사진촬영대회 최고상 수상과 전국사진공모전에 120여점이 입상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포항사진협회 3·7·12·13대 지부장을 역임했고, 1989년 경북사진협회초대회장을 지냈다.

박경숙 소장은 “박원식의 이러한 활동들은 포항 사진예술사를 말해 주고 있고, 사진예술 발전을 위해 많은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두 사람은 지역 사진예술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고 선각자라는 호칭이 붙는다”고 설명했다.

박원식은 지역 사진 활성화와 대중화에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사진예술의 역량을 보여주는 개인 전시가 없어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박 소장은 박원식 작가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전시에도 함께 했다.

박원식1955년作 모델
2003년 포항 사진인들이 뜻을 모아 대백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게 됐다.

젊은 시절 제작했던 필름들은 관리 소홀로 완전히 망가진 상태였는데, 겨우 일부분을 복원해서 전시회를 연 것이다. 이것이 그의 사진인생을 증명해 주는 유일한 자료다.

박 소장은 “그가 타계한 이후, 이 자료들마저 완전히 소실됐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다행히 소량이나마 일부 작품(사진, 회화)들과 인문적인 자료들(아카이브 자료, 카메라 등)들을 보관하고 있다는 정보를 얻어 박원식에 대해 다시 한번 재조명 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박원식1968년作 소년
이번 전시에는 사진 10여점, 회화 7점, 아카이브 자료(카메라) 등이 선보인다.

2003년에도 전시됐던 박원식의 1950년대의 해녀 사진들은 ‘기록’이라는 차원에서 리얼리즘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잘 보여준 작품이다. 1950년대 해녀들의 복장과 주변의 풍경을 통해 지역 바닷가의 일상을 엿 볼 수 있어 그의 예술관과 사진의 본질을 엿 볼 수 있다.

박 소장은 “포항사진협회 창립과 저변확대, 그리고 지도교사 생활 속에서 포항지역 사진예술의 꽃을 피워냈다는 점에서 그는 들국화처럼 향기를 가진 선각자”라며 “이번 전시는 포항의 사진예술사에 소리 없이 단단한 주춧돌을 놓은 박원식의 노력들을 전시회를 통해 잊혀져 가는 지역 예술문화를 기록하고 중요함을 알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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