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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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권력의 아버지라고 했던가. 온통 정치권이 배금주의(拜金主義) 노름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장동 배임과 성남FC 뇌물 혐의 등 돈과 얽힌 문제로 수사를 받고 있고, 이정근게이트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사건도 돈이 문제다. 권력투쟁에서 이긴 자와 패한 자의 차이가 돈줄에 달렸다는 등식이 살아있는 승부 방정식이었다는 음험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정치권의 돈 문제는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사건이 온통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다. 가난한 의원 행세를 해 온 김 의원이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잘 알려진 가상화폐가 아닌 김치코인(국내를 뜻하는 ‘김치’와 가상화폐 ‘코인’의 합성어로 국내에서 발행한 코인) 위믹스에 재산 대부분을 투자한 것이 드러났다.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서야 이렇게 배짱이 생길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코인 김남국의 가상화폐 투자는 이해 못 할 것이 한둘이 아니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다니고 “한 푼 줍쇼” 하며 정치 후원금을 호소하던 그에게 거액의 투자자금이 어디서 났는지 의문이다. 또한 위믹스를 보유한 채 ‘이재명 대선펀드’를 내놓고, 코인 관련 법안 발의에 관여하는 등 이해충돌 가능성도 불거지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에는 가상자산사업자가 다른 사람에게 가상자산을 100만 원 이상 전송할 때 송수신 인의 이름과 가상자산 주소 등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보관하게 하는 ‘트래블 룰(travel rule)’이 있다. 원래 미국 은행 보안법에서 유래한 자금세탁 방지 목적의 제도인데 국내에서도 2022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사건이 터진 이후 김 의원이 내놓은 오락가락 해명은 코인 거래의 트래블 룰을 충족하기는커녕 더욱 미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금융 수사 기관이 철저히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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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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