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이규호 전 영천교육장

경제 성장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으로 끝없는 개발을 추구해온 사이, 지구의 온도는 점점 올랐다.

이제 우리는 매년 폭염과 폭설, 긴 장마와 같은 극한의 날씨를 경험하면서 기후변화를 체감하고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증한 택배와 배달로 불거진 쓰레기 문제까지 직면했었다.

그동안 코로나19는 우리가 기존에 누리던 많은 것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가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기후 위기와 코로나19 후유증 속에서 경제성장률을 걱정하고 더 편리하고 새로운 물건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소비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세계가 나아가는 이러한 일방적인 방식의 결과로 우리는 숲을 떠나보내고, 녹아내리는 빙하를 바라만 보며, 생물의 다양성을 잃고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의 날씨를 경험하고 많은 자유로운 일상을 잃고 있다.

이런 현상들의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욕심과 무분별한 개발 그리고 자연과 다른 종의 생물을 대하는 인간의 잘못된 관점과 방식이다.

기후변화에 있어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라 여겨지는 1.5℃ 기온상승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지금, 초등학교에서는 환경문제가 각교과에 단편적으로 삽입되어 있거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통해 실행되는 경우가 있고, 중·고등학교에서는 환경과목이 선택교과로 존재하지만 이를 선택하는 학교는 적고 가르칠 환경교사도 턱없이 부족하다.

환경교육은 경계가 없고, 모든 것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런 기후 위기 시대에 이 세상에 필요한 건 어쩌면 1명의 환경운동가보다 환경에 관한 관심과 철학을 가진 100명의 시민일지 모른다.

환경교육을 흔히 ‘단절의 교육’이라고 부른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개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되어온 관습과 전통으로 이뤄진 사회에 적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정신과 태도, 방법을 익히는 ‘타협의 교육’이라면, 환경교육은 오히려 그러한 태도와 방법에서 벗어나도록 훈련시키는 ‘단절의 교육’이다.

그래서 익히고 실천하는 게 어렵다.

학교의 환경교육만으로는 파급이나 전이효과가 느리다.

따라서 전국민적 ‘생활환경운동’을 학교교육과 병행해서 펼쳐야 효과적이다.

철저한 분리수거, 물과 전기 아껴쓰기, 식품 버리지 않기부터 실천해야 한다.

지구를 살린다는 거대 담론을 내세우지만 사실은 우리 자신을 살리는 일이 아닌가.

환경, 위생, 안전과 관련된 것들이 생활 속 변화로 바꿀 수 있고 그것이 바로 나 자신과 지구를 살리는 환경교육의 첫걸음이요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포화하는 소각장과 매립지 문제로 수년째 해결책 없이 지역 간 갈등을 빚는 모습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이제는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지역에서 처리하고,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검토·도입하는 것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실천적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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