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 2년만에 주목받는 신인으로 성장

우슈 청소년국가대표 김수호(대구 화랑체육관) 군.
우슈 청소년국가대표 김수호(대구 화랑체육관) 군.

김수호(14·대구화랑체육관) 군이 우슈 입문 2년여 만에 생애 첫 종별선수권대회를 움켜쥐며 청소년국가대표로 선발돼 한국 우슈계의 미래로 떠올랐다.

김수호는 지난달 김천배드민턴경기장에서 열린 제6회 전국종별우슈선수권대회 겸 2023 청소년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해 전국의 실력자들과 겨룬 끝에 정상에 올랐다.

중학부 산타 56㎏급인 김수호는 결승에서 우승후보 김세호(14·경산시우슈협회)를 만났다.

그러나 1라운드 경기에서 워낙 큰 전력 차를 보이면서 서창원 화랑체육관장마저도 경기를 포기할 생각을 가졌지만 정작 김수호는 2회전에 들어서면서 자신의 특기인 연속기술을 앞세워 김세호를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3라운드까지 분위기를 이어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익혀온 김수호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합기도를 배우기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 합기도를 지도해 왔던 서창원 관장으로부터 우슈를 배우게 됐다.

서창원 관장은 “수호가 합기도를 배우면서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아 우슈로 바꾸는 것이 어떨지 권유했는데 합기도를 배울 때와는 달리 열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합기도는 타격기를 쓰지만 통상적으로 잡는 기술에 조금은 방점이 찍히는 반면 우슈는 타격기에 이은 던지기 등의 연속기술이 주로 사용되는 등 언뜻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다.

그리고 우슈의 매력에 빠지게 된 김수호는 자신의 기량을 높이는 데 열정적으로 나서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난해부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김수호는 또래보다 큰 키(172㎝)를 이용한 긴 팔·다리와 스피드까지 보태지면서 우슈를 하기에 최적의 체격을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스스로 기술 연마에 박차를 가하면서 유연성까지 향상돼 우슈에서 가장 중요한 던지기 기술까지 한층 강해졌다.
 

김수호(대구화랑체육관·빨간유니폼)군이 제6회 전국종별우슈선수권대회 56㎏급 결승에서 승리하며 청소년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우슈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 힘을 바탕으로 다리와 주먹의 활용·균형 감각 등을 고려하면 꼭 맞는 옷을 입은 셈이다.

일반적으로 격투기는 자신만의 주특기를 만들고 집중, 말 그대로 필승 기술로 사용한다.

서 관장은 김수호가 “연속적으로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힘과 속도를 가지고 있어 아직 특정 기술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다소 늦게 우슈를 시작했고 지난해와 올해 단 3차례만 전국단위 대회에 출전, 경험이 다소 부족한 점은 약점이다.

학업을 병행하면서 훈련 시간이 조금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그런데도 전국의 실력자들과 겨루면서 실전과 승리하는 경험이 쌓였고 국가대표 선발까지 이어졌다.

서 관장은 “최근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과 김 군이 먼저 만나는 등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가르쳤던 제자들 중 자질면에서 손에 꼽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군은 오는 8월 중국 마카오에서 열리는 제11회 아시아청소년우슈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참가한다.

우슈 종주국인 중국과 강국인 베트남 출신 선수들과 경기를 갖는 것만으로도 한 발 더 성장할 기회가 된다.

김수호는 “기술과 기술이 붙으면서 상대에 타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응용을 통해 제압하는 점과 격투기지만 잔혹한 부상과 출혈이 발생하지 않는 등 자신과 상대의 기술에만 집중, 승부를 결정하는 점”을 우슈의 매력으로 꼽았다.

또 “아직 국가대표라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시합을 통해 실력을 시험해보고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