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수 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장·경북대의대 명예교수

소아마비(poliomyelitis)는 2급 법정감염병(발견 24시간 내 보고하고 격리 조치 필요함)으로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의 경구감염으로 발병한다. 감기증상을 보이다가 0.1%에서 마비 회색질 척수염으로 진행되고 전방운동신경원을 침범해서 주로 한쪽 하지 근육마비를 일으키며 5~30% 사망률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적극적인 예방접종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마지막 발생 보고가 1983년이었으며, WHO는 2000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을 야생 폴리오바이러스 감염이 없는 지역으로 선포하였다. 세계적으로는 2012년 나이지리아 발생 보고가 마지막이다.

소아마비 예방접종으로 1962년 불활성화 백신(inactivated poliovaccine; IPV)이, 1965년 경구용 약독화 생백신(oral poliovaccine; OPV)이 도입되어 감염률과 치명률을 크게 감소시켰다. OPV는 경구접종 후 살아있는 바이러스가 소화기관을 통해서 배설되므로 자신은 물론 면역이 약한 형제 또는 동료에게 아주 드물게 야생 폴리오바이러스 감염과 유사한 백신관련 마비 폴리오(vaccine-associated paralytic poliomyelitis; VAPP)를 일으킬 수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OPV 백신이 주였으나, 2004년 이로 인한 VAPP가 2명 발생되었다. 그 후부터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IPV 백신만 사용하고 있다. 예방접종은 2, 4, 6개월에 1, 2, 3차 접종하고 4~6세에 4차 접종을 한다. 3회 접종 후 항체 양성률은 100%이다. 폴리오 백신은 단독으로 포장되어 있거나 DTaP와 복합하여 4개; DTaP-IPV(Tetraxim), 5개; DTaP-IPV-Hib(Pentaxim) 또는 6개; DTaP-IPV-Hib-HepB(Hexaxim) 형태로 제품화 되어있다. 개별 주사와 효과는 비슷하고 주사 횟수를 줄여 어린이로 하여금 고통을 줄일 수 있어서 추천된다. 아직 소수 국가에서는 소아마비가 박멸되지 않아 이 지역 여행 전과 후에 반드시 특별 예방접종계획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세균 감염은 2급 법정감염병으로 2~59개월 어린이에게 잘 발생하며 수막염, 연조직염, 급성 후두개염, 폐렴, 화농 관절염 등을 일으키는 침습성 중증감염이다. 예방접종 시작 전에는 상기 질환의 95%가 이 세균에 의해서 발병되었다. 치료는 항생제이며 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으면 리팜핀 예방요법을 시행한다. WHO에서 1998년 영아 필수예방접종으로 권장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3년 국가예방접종에 포함되었다. 예방접종은 2, 4, 6, 12~15개월에 4회 접종하며 접종 간격은 8주 띄우는 것이 효과적이며, 효능은 95% 전후로 보고되고 있다. 정상적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는 접종 시작 연령에 따라 1~3회로 조정 가능하다.

폐구균(일명 폐렴구균, 폐렴사슬알균; Streptococcus pneumoniae)은 폐렴, 균혈증, 뇌막염을 일으켜 어린이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세균으로 15~30%에서 다약제 내성균으로 치료가 쉽지 않다. 그러나 다양한 예방백신의 개발로 효과적인 질병 예방을 지속하고 있다. 90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항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상인의 상기도에 존재하며 면역이 떨어지면 체내로 침습해서 3~36개월 어린이의 80% 이상이 잠재 균혈증의 원인이었으며, 악화되면 패혈증, 수막염, 폐렴, 심내막염, 골수염, 관절염, 중이염, 부비동염과 같은 중증 감염을 일으킨다. 1996~2005년 전국조사에서 면역력이 정상인 3개월~5세 소아 침습 세균질환(체액에서 균이 배양되는 질환)의 원인균 조사에서 44%가 폐구균에 의한 질병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어린이집에서 집단발생의 위험도 있다.

폐구균의 국내 예방백신의 종류는 PCV13, PCV10, PCV7, PPSV23의 4개 제품이 있으며, 각각의 차이는 PCV7에는 7가지 기본 혈청형이 있고, 3 가지씩 추가 한 것이 PCV10, PCV13이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 PCV7이 백신이 기본접종으로 시작되었다. PPSV23은 성인에서 효과가 있고, 소아에서는 기왕효과(anamnestic effect)가 없어 접종하지 않는다. 예방접종이 진행된 후 폐렴의 빈도를 73% 줄였다. 영유아 예방접종 (NIP) 외에 65세 이상 연령에서도 국가에서 무료접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유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포함 한 호흡기질환은 이차로 세균성 폐렴을 유발하여 사망률을 높이는데 주된 균이 폐구균이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은 2, 4, 6, 12~15개월에 각 4회 근육주사 한다. 아나필락시스 발생을 대비해서 최소 15분 동안은 병(의)원에서 머물러야 하며, 출혈방지를 위해서 15분 동안 주사부위를 압박해야 한다. 그 외 부작용으로 발열, 국소 발적과 통증이 있다.

어린이 설사는 전 세계적으로 소아 사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매년 천만 명이 사망한다. 그 원인으로 가장 중요한 바이러스가 로타(Rota) 바이러스로 8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가 기적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면 우리 역시 그 비참함에 속했을 것이다.

이 바이러스는 선택적으로 소장의 융모 끝 부분의 상피세포에 감염되어 전해질과 수분의 흡수와 분비의 불균형과 탄수화물 분해과정에 영향을 미쳐 심한 탈수와 전해질 이상으로 증상이 심하다. 특히 락토즈 흡수를 방해하여 영양 부족이 심화된다. 태반과 모유로 항체가 넘어가 생후 3개월 전 까지는 이 질환에 방어가 되겠지만 3~24개월에 가장 심하게 잘 걸릴 수 있으므로 예방접종은 가장 믿을만한 예방방법이다.

예방접종은 2008년 대한소아과학회 선택접종으로 시작되었으며, 2023년 3월 6일부터 국가 무료접종에 포함되었다. 백신은 경구 투여이며, 2회 접종(생후 2, 4개월)의 ‘로타릭스’(1가)와 3회 접종(생후 2, 4, 6개월)의 ‘로타텍’(5가), 두 가지로, 교차접종은 안 된다. 접종 시기가 엄격해서 1차 접종은 15주 0일 이후에는 불가하며 생후 8개월 0일까지 완료해야 한다. 생백신이므로 면역결핍이 있는 어린이는 금기이며, 선진국에서 예방접종으로 90% 이상, 개발도상국에서는 50~60%에서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두 백신의 효과 차이는 알려진 게 없으나 1가인 ‘로타텍’으로도 5가에 해당되는 방어력이 있다. 무료 접종 중에서 가장 비싼 제품이며,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을 경우 매년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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