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항한 미 핵잠수함 승선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미국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 앞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부산에 정박 중인 미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을 직접 시찰하고 “한미 양국은 앞으로도 SSBN과 같은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를 통해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압도적이고 결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선체 길이 약 170m로 미 잠수함 가운데 가장 큰 오하이오급인 켄터키함은 핵탄두가 달린 탄도미사일 운용 등이 가능해 미국 핵전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전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 맞춰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했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미 핵잠수함(SSBN) 방문은 우방국을 포함해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의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동맹국·우방국 중에서도 초유의 일로, 그만큼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작전기지에 정박해 있는 켄터키함을 찾아 승함 전 격려사를 통해 “우방국 대통령으로서는 제가 처음으로 SSBN을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전략자산 중 하나인 미국의 SSBN 켄터키함에 방문하게 돼 뜻깊고 든든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켄터키함의 전개는 미국의 전략자산을 정례적으로 전개하고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에서 1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를 개최한 것을 언급하며 “한미는 핵자산과 비핵자산을 결합한 핵작전의 공동기획과 실행을 논의하고 한반도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 배치의 가시성을 제고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북한이 핵도발을 꿈꿀 수 없게 하고 만일 북한이 도발한다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질 것임을 분명히 경고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를 마치고 부두와 함정을 연결하는 가교를 통해 켄터키함으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잠수함 선체 위에 있던 미군들과 악수한 뒤 브리핑을 듣고,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안내를 받아 약 30분간 내부를 시찰했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 내부의 지휘통제실, 미사일통제실, 미사일저장고 등을 순시하고 켄터키함 함장으로부터 핵잠수함 능력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이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핵전략자산을 직접 눈으로 보니 안심이 된다”고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켄터키함은 미국의 핵전력 3축 중 생존성이 가장 높은 전략자산이며, 미국 확장억제력의 주요전력”이라며 “40여 년만에 SSBN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대한민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켄터키함 시찰 후에는 해군작전사령부로 이동해 지휘통제실에서 해군 작전 및 연합 작전 현황 브리핑을 청취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는 “막강 대한민국 해군 글로벌 안보 협력의 초석”이라고 썼다.

이날 방문에는 한국 측에선 이종섭 국방부 장관, 이종호 해군참모총장, 김명수 해군작전사령관 등과 대통령실 참모들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카라 애버크롬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방·군축 정책조정관, 비핀 나랑 우주정책실 수석부차관보,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 대사 대리,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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