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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DGB금융그룹회장
DGB금융이 지역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시중은행으로 전환을 앞두고 있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시중은행이 되면 기업인을 포함 대구 경북 시·도민들에게 좀 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금 조달이 더 쉬워지고 조달 코스트가 낮아지면 거래 고객한테 그만큼 더 낮은 금리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지역 경제 발전에도 많은 도움을 주는 그런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강화해 기반을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전환과 맞물려 브랜드 명칭 변경은 직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컨설팅을 통해 올해 연말쯤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DGB금융그룹이 창립 12년 만에 총자산 10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종합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던 배경은.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을 무대로 삼는 DGB금융그룹으로 우뚝 서기 위해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가장 먼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 확립과 사외이사의 독립성·전문성 강화, 인재육성제도 도입 등에 집중했다. 내부 결속력을 다지고 조직을 안정화한 뒤 그룹의 중기 전략 방향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돌입했다. 증권사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종합금융그룹의 기본 기틀을 마련한 뒤 더욱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내실을 다져오고 있는 계열사들의 노력이 가장 큰 성장의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전환 배경과 남은 절차는.

△DGB대구은행은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자본금, 지배구조 등 법적 인가요건을 충족하고 있으며, 시중은행 전환 시 은행권 경쟁 촉진의 마중물 역할이 가능하고, 전국에서 창출한 이익과 자본을 대구·경북지역에 재투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달성할 수 있으며, 은행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됨에 따라 시중은행 전환 추진을 결정하게 됐다. 최근 은행장 직속의 ‘시중은행전환추진팀’을 구성하고 그룹 차원의 ‘시중은행전환TFT’를 만들어 사업계획 수립 등 인가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르면 오는 9월 말까지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컨설팅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부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는 국내 최초로 진행되는 만큼 인가 절차 및 요건에 대한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라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데 얻는 효과는.

△영업구역, 규모의 경제, 디지털금융 등 다양한 측면에서의 효익과 지속가능한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 먼저 영업구역 제한이 풀리면 지역에 국한된 지방은행이라는 기존의 성장 한계를 타파하고, 금융수요가 많은 수도권 진출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구현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다. 또한 지역을 넘어 보다 편리한 대고객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디지털금융 활성화 전략 추진이 가능해지며, 전국에 있는 비은행 계열사와 시너지 구현이 용이해 진다. 전국에 포진된 인재 확충과 브랜드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한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된다.

-시중은행으로 전환 이후 지역과의 상생협력은‘

△지방은행 디스카운트 완화와 전국구 핵심예금 유치 등으로 낮아진 조달금리를 활용해 지역경제에 더 두텁고 효율적인 금융지원이 가능해진다. 먼저 대구·경북 주력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대구·경북신공항사업 금융지원 등을 통해 지역 정책산업 지원을 강화하고자 한다. 또한 전국으로 확장된 은행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국의 우량기업과 비즈니스 매칭, B2C 기업 매출처 확대 지원 등 지역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 DGB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선진화가 전 업권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DGB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타사에 모범이 되는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CEO육성·승계프로그램을 진행해 우수한 역량을 가진 CEO를 배출하고 있고,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또 내부인재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투명한 인사시스템을 운영하는 점도 한몫 한다. 금융당국 역시 CEO 승계 프로세스 개혁을 금융권에 주문하는 만큼 DGB의 지배구조 혁신이 모범이 되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번 하반기 조직개편에서는 이사회사무국을 이사회 직속으로 개편했다. 경영진과 분리된 위치에서 사외이사를 지원하게 되며,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와 역할 강화가 기대되고,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진심이 보인다. DGB기업문화의 방향성은.

△ 수평적인 조직과 건전한 기업문화는 즐거운 직장을 만들고 이는 직원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깨워 회사의 경영 실적까지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경쟁력 중 가장 큰 것이 기업문화인 만큼 주인의식과 존중, 전문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조직문화 개선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금융지주사 최초로 직위와 직급을 폐지하고 호칭을 ‘매니저(PM)’로 통일했다.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 서 있는 만큼 성과/능력중심의 조직문화를 수립한 것이다. 2022년 추진한 사업이 ‘도전’과 관련이 있다면 2023년은 직원 모두가 조직과 개인의 성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자는 ‘iM C.E.O’ 기업문화를 더욱 강조하는 해다. 앞으로도 직원들과 합심해 더욱 수평적이고 유연한 그룹 최고의 전문가 조직을 만들어나갈 것이며, 직원 한명 한명이 소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금처럼 적극 지원하겠다.

-대구에 뿌리를 둔 은행으로서 지역사회공헌에도 앞장서고 있는데, 핵심 활동을 꼽자면.

△ 금융권 최초의 종합사회복지재단인 DGB사회공헌재단을 2011년 설립하고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으로 지역사회 나눔 실천과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 유일의 ‘전국 장애인성악콩쿠르’ 개최부터 라오스 최초의 야구장 건립 및 동남아 최초의 국제야구대회 개최, 창립 12주년 기념 ‘그룹 소장품 전시전’ 등 지역과 전국 무대를 넘어 해외까지 뻗어 나가는 종합적인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계열사 기부금 및 그룹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급여1%사랑나눔’으로 운영돼 의미가 크다. 현재 DGB의 사회공헌활동은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국으로 뻗어 나가며 ESG사업을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굿네이버스, 기아대책 등 사회복지시설과 기관·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ESG실천을 위한 폭넓은 지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그동안 지역금융사 중에서 독보적인 수도권 공략 행보를 보여왔다. 시중은행이 되면 수도권 영업망 확대가 더 필요하지 않나.

△ 기회의 땅인 수도권에 발을 뻗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수도권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인 DGB금융센터를 2019년 오픈하고 DGB대구은행 서울영업부, 수도권PRM센터와 서울 내 흩어져 있던 DGB생명, DGB캐피탈 등 자회사들을 센터로 집결했다. 계열사 간 화합과 동반성장, 시너지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뿐만아니라 기업금융전문가(PRM)들의 활약도 주목할만하다. 은행 지점장을 거쳐 퇴직한 베테랑 은행원인 PRM은 현재 60여 명이 기업 고객을 찾아가는 ‘아웃 바운드 영업’으로 수도권 기업금융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19년 PRM 도입 후 3년간 수도권 지역의 기업대출 성장률을 비교하면 타 은행은 9.4%인 반면 DGB대구은행은 33.6%에 달했다. PRM 총 기업대출 역시 올해 2조 원을 돌파하는 등 PRM 성과가 수도권 영업 강화를 견인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PRM 영업 방식을 적극 활용해 강원 및 충청 거점점포에 녹일 계획이다.

-31년 만의 시중은행 탄생을 앞두고 대구 경북 시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중은행으로서 DGB대구은행의 지향점은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다. DGB대구은행은 1967년 대구에서 설립돼 영업점의 90% 이상이 대구·경북에 존재하며, 지역경제가 흔들리면 DGB대구은행도 함께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한다. 지역 경제의 불균형과 양극화가 점점 심화되는 상황에서 DGB대구은행의 뿌리인 대구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국 영업에 따른 이익과 자본을 지역에 재투자하고 지역시장에 대한 점유율 역시 더욱 공고히 할 것이며, 더 나아가 국가균형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 시중은행으로서 DGB대구은행 경쟁력이 강화되면 전국에서 이익을 창출하고, 이를 지역에 재투자해 경제 활성화를 일으키면 다시 DGB대구은행 경쟁력이 더 강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DGB금융그룹에 일어날 많은 변화에 관심과 응원을 부탁 드린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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