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향할 것 같았던 태풍 ‘카눈’이 목요일인 10일 오전 중에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경남 해안으로 상륙할 것이란 예보다. 7일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동북동쪽 330㎞ 해상을 지난 카눈이 북동진하다가 저녁 북서쪽으로 이동방향을 튼 뒤 가고시마를 동편에 두고 북진을 거듭하면서 10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90㎞ 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카눈은 한반도에 상륙할 때까지도 강도가 ‘강’일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 강도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33㎧ 이상 44㎧ 미만’인 경우인데 이 정도 바람은 기차를 탈선시킬 수 있을 정도여서 바람의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국이 강풍반경(풍속이 15㎧ 이상인 구역)에 들고, 강한 비까지 몰고 올 전망이다. 기상청은 카눈의 강한 바람과 함께 경북 동해안 등 영남 지역에 100~200㎜, 경상 서부 내륙 등 많은 곳은 3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극한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과 영주, 봉화 등 아직 복구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경북 북부지역과 충청 지역의 이중 피해가 우려된다. 또 경북 포항과 경주 등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도 아직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어서 2차 피해가 걱정된다.

최근의 기상 상황은 ‘이변’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극한 상황이 잦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물론 각 시·군·구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 철저히 점검하고 특별한 대책을 선제적으로 세워야 한다. 지나치다 할 정도로 대비책을 세워도 피해가 큰 것이 세계적인 기상 이변 상황이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수치예보 모델들이 예측하는 카눈의 경로가 동서로 약 500㎞ 차이가 날 만큼 변동성이 크다. 아직 경남으로 올지, 전남 해안으로 상륙할지, 경북 동해안 지역을 관통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카눈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포항과 경주시가 6일 휴일에도 재난종합상황실에서 카눈 대책 회의를 열어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장에서 보듯이 회의로 되는 것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전문가들과 함께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에 나가 하나하나 점검해야 한다. 특히 경북 북부와 포항·경주 등 재난을 겪은 지역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특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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