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단체 해외여행을 풀었다. 주한미군의 사드(THAAD) 배치를 이유로 지난 2017년 3월부터 ‘유커(游客)’로 불리는 단체관광객의 한국 여행을 막아왔다. 중국 정부는 6년 5개월 만에 유커 한국 관광의 길을 열었다. 유커의 해외 관광을 푼 것은 디플레 우려가 제기되는 등 중국의 경제 상황 악화가 큰 원인이겠지만 그간 침체 일로인 한국 관광산업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사드 배치 후 내려진 한한령(限韓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중국인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제작한 콘텐츠 또는 한국인 연예인이 출연하는 광고 등의 송출을 금지하도록 명한 한류 금지령)도 자연스레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지난 1월부터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20개국에 대한 단체여행 빗장을 푼 데 이어 3월에 프랑스와 스페인, 베트남, 브라질 등 40개국에 대해서도 추가로 허용했다. 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등에 대해서는 유커 단체 여행을 풀지 않아 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다 지난 10일 한국과 일본은 물론 살벌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까지 포함한 세계 78개국을 추가함으로써 사실상 유커의 전 세계 여행이 풀리게 됐다.

수출 산업에 목을 매고 있던 경북·대구 지역 관광산업 진작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드 배치 이전인 2016년에는 경북도와 경북관광공사 등이 상하이세계관광박람회에 참가해 유커 유치 홍보전을 펴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당시 박람회와 연계해 홍보전을 펼쳐 약 600만 명으로 추산한 중국인 방한 관광객의 30%를 차지하는 상하이와 화동지역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에 경북도와 대구시 등 지자체는 물론 지역 관광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유커들의 발길이 주로 서울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지자체와 관광업계가 머리를 맞대 유치 전략을 마련하고 홍보에 나서야 한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지난 6년 전 중국 정부가 유커 단체관광을 막고, 한한령을 내리기 이전에 수립했던 관광 정책을 다시 들춰서 지금에 맞게 적용하면 될 것이다. 24일은 한·중 수교 31주년 기념일이고,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중국 최대 명절 중추절·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있다. 또 다음 달 23일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개막하는 등 굵직한 이벤트가 이어진다. 경북의 고적과 대구의 의료를 연계한 관광상품의 개발, 홍보 등에 적극 나서 관광 호기를 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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