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과 경주가 주상절리 천연기념물 벨트로 인정받고 있다. 주상절리는 화산 활동 중 마그마가 식는 과정에서 수축하고 갈라져 만들어진 화산암 기둥이 무리 지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17일 문화재청이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를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이로써 포항시에는 남구 연일읍 달전리의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에 이어 주상절리가 두 번째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인근 경주의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과 함께 3곳이 가까이 있어서 지질학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포항의 달전 주상절리는 지정 이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천년기념물 지정이 능사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국내에서 화산지형인 제주도를 비롯해 경북 포항·경주·울릉도, 광주, 울산, 경기 포천 등에서 주상절리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지질학적 가치 등을 인정받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현재 4곳이다. 제주 중문·대포 해안 주상절리대, 경주 양남 주상절리군,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 무등산 주상절리대가 있다.

이런 상황에 문화재청이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를 추가로 천연기념물에 지정했다. 학계는 포항과 경주 세 곳의 주상절리가 모두 신생대 제3기 화산암인 것으로 추정한다. 병풍을 펴 놓은 듯한 포항시 남구 연일읍 달전리에 있는 ‘포항 달전리 주상절리’는 채석장을 개발하면서 발견됐다. 단면이 대체로 육각형을 이루고 있고 기둥이 약 80도 경사에서 수평에 가까운 경사로 휘어진 특이한 양상을 하고 있다. 상태가 양호하고 절리 방향이 특이해 지형학·지질학적 가치가 높아 2000년 4월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이 천연기념물 주상절리는 국도변에 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여름 장마철에는 주상절리 상주의 토사가 흘러내려 주상절리의 경관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 흘러내린 흙에 잡초가 무성하고 국도변이라지만 안내 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없는 지경이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는 2017년 전망대가 지어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에 새로 지정된 포항 오도리 주상절리와 함께 학술적 가치가 높은 천연기념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천연기념물 지정만이 능사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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