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야 의원 261명이 발의한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해 서울의 유력 신문사가 사설을 통해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 사설을 언급하며 사회 지도층이 미래 세대를 위해 멀리 내다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28일 자 ‘고속도로도 한산한 곳에 4조5000억 들여 고속철 놓겠다니’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허리띠 졸라매고 국가 재정을 꾸려야 할 여당과 경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미래에 꼭 필요한 법안들을 몽땅 뭉개 온 야당이 짬짜미로 뭉쳐 법안을 발의했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8고속도로도 한산한데 경제성 낮은 달빛고속철도 건설하려고 하느냐고 질타하는 기사를 보았다. 설득력 있는 논지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를 향한 상상력 없이 현재의 실상만 기준으로 세상을 예단한다면 그건 어리석은 일”이라 비판했다. 홍 시장은 이 사설의 논조에 대해 “마치 경부고속철도를 반대한 당시 야당들 태도와 비슷하다”고도 했다.

사설은 “이 노선은 1999년부터 검토했고 전임 대통령 때도 공약 사항이었으나 경제성이 낮아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면서 “경제적 타당성이 2021년 조사에서도 0.483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은 홍 시장의 말대로 지난 50여 년간 인구가 집중돼 온 수도권 중심의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는 근시안적 견해다.

단순한 비용 대비 편익 지수인 경제적 타당성을 따진다면 오직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중심의 개발만 가능한 것이 현실 아닌가.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말이다. 대구시 관계자도 이렇게 거든다. “경제성만 따지는 수도권 논리대로라면 지방은 영원히 대형 국책사업의 혜택을 볼 수 없다”고 말이다.

수도권은 폭발 직전인데 영남과 호남 등 지역은 소멸을 걱정하며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년이 훨씬 넘은 이 숙원 사업은 단순히 경제적 수치로 따질 수 없는 의미가 있다. 그간 정치적 영향으로 거리가 멀어진 동서 화합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언론사들이 종종 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완고한 수도권 중심의 논리를 펴 지역민들을 화나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번의 경우도 그런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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