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어류 집단 폐사·안전성 우려 소비 급감 '이중고'
안전성 검증·직접적 피해 보상 등 범정부 대책 시급

29일 포항 죽도시장 어시장 인근 거리. 평소보다 적은 손님들이 오가고 있다. 황영우 기자

“아재요, 사가이소 해도 안 팔립니더.”

경북 동해안 수산업계 와 상인들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양식어종 고수온 폐사로 이중고(二重苦)를 겪고 있다.

바다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가 집단 폐사 한데다가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추석 대목을 앞두고 악재가 겹쳐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29일 경북도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동해안 지역 고수온 피해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7일부터 고수온 주의보가 발령됐고 도 차원에서 8일부터 피해 접수가 이뤄졌다.
 

최근 고수온으로 인해 포항 내 양식어가 어종이 집단 폐사한 모습. 포항시 제공

이날 오후 3시 기준,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어가 피해 현황은 강도다리 69만 2867마리(추정 피해액 4억 5000여만 원), 넙치 5642마리(640여만 원), 범가자미 2847마리(1800여만 원)다.

경북도 내 동해안 양식어가 소재 지역은 포항(총 78곳 중 피해 24곳), 영덕(20곳 중 피해 7곳), 울진(19곳 중 4곳), 경주(1곳 중 피해 0곳)등이다.

피해 금액은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동해수산연구소에서 시료 채취 후 피해확정 보고서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문제는 고수온 뿐만 아니라 최근 오염수 방류까지 겹쳐지면서 수산물 가격 변동에 더해 상인들의 매출 감소 피해가 누적된다는 것.

죽도시장 기준, 양식어종 가격은 광어(㎏당 2만 5000원 선), 우럭(2만 5000원), 강도다리(2만 5000원)로 오염수 방류 대비 1000~2000원 상승 추세다.

자연산 어종은 도다리(㎏당 3만 5000원~4만 5000원), 참가자미(4만원), 전어(2만 5000원)으로 가격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양식 강도다리 피해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향후 가격 변동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 수산업계 전망이다.

여기에다가 수산물 가격 특성상, 수요가 줄고 있고 강도다리 등 생선과 수입산 조개류 등은 공급마저 감소하는 실정이다.

오염수 방류 후에도 어시장 상인들은 판매량이 전년 대비 반토막 났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목이 좋은 가게는 그나마 반찬값 정도 벌어가지만 시장 골목 내 가게들은 ‘마수걸이’도 못한다는 하소연이 깊어지는 상황.

문 닫는 점포 수도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인다.

어시장 상인 A씨는 “모레부터는 아예 장사를 접을려고 한다”며 “앞에 생선 물건이 적은 것도 (이미 가게를 닫기 위해) 그렇다. 요동치는 물가 안정과 현실적 지원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통상 어시장 상인들은 활어차를 통해 물건을 공급받는 구조다.

당시 시세를 통해 5~10㎏당 물건을 구매한 뒤 판매 후 자본이 생기면 되갚는 방식이다.

가격 형성을 부르는 것도 활어차 업자들이고 근원적으로는 양식어가에서 형성돼 전달된다.

갈수록 감소하는 매출로 인해 월 200만 원 정도 임대료는 물론, 높아지는 소상공인 금리 역시 추가 부담으로 느껴진다는 것.

상인들에 따르면, 소상공인 금리가 현재 직접 현장 방문 접수가 아닌 인터넷 접수 방식인데 선착순을 비롯, 과부하로 인한 접속이 어렵고 실제 접속되더라도 심사에서 주로 떨어진다고 한다.

더욱이 접수시 금리 2~3%에서 갚을 때 금리 3~4%로 느는 변동 금리여서 상인들 시름이 더 커진다는 것.

경북도 관계자는 “고수온 양식어종 집단 폐사도 지난 6월 27일 냉수대 주의보 발령 때 생선이 1차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후 고수온이 발생해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냉수대 주의보는 지난 7월 6일 경보로 격상, 7월 10일 주의보 재발령, 7월 28일 냉수대 특보 모두 해제됐고 고수온 주의보는 현재까지 발령 중이다.

동해수산연구소는 변동이 없는 한 오는 9월이 돼서야 고수온 주의보가 해제될 것으로 내다봤다.



 

황영우 기자
황영우 기자 hyw@kyongbuk.com

포항 북구지역, 노동, 세관, 해수청, 사회단체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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